롯데마트(사진)·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빅3가 납품대금 부당공제 등 부당행위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이번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양호하다는 의미의 양호 등의 등급을 받아 논란 대상이다.   ©중기이코노미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빅3가 납품대금 부당공제, 부당납품 등 갑질횡포로 지난달 감독당국으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빅3 업체는 이번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각각 양호·양호·보통 등급을 받았다.

‘동반성장 지수’는 최우수·우수·양호·보통 4단계로 등급을 나누지만, 불공정·부당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업체가 양호하다는 의미의 ‘양호’ 평가를 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지 논란 대상이다.  

대형마트 빅3는 지난달 납품대금 부당공제, 광고서비스 판매방식으로 인건비 전가, 부당납품 등 ‘대규모유통업법’(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38억9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유통업법은 2012년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등 중소기업 사이의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빅3에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 92%인 220억3200만원이 부과됐다. 홈플러스는 4개 납품업자에게 ‘판촉비용분담금’ 명목으로 121억원을 빼고 대금을 지급했는가 하면, 직접 고용한 근로자의 인건비를 납품대금에서 감액하고, 부당하게 반품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납품업자 종업원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부당하게 반품한 사실이 드러나 각각 과징금 10억원과 8억5800만원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3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형마트 빅3 중 롯데마트는 전년도 ‘우수’에서 ‘양호’로 떨어졌으며, 이마트(양호)와 홈플러스(보통) 등은 전년도와 같은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동반위 강재영 운영국장은 “롯데마트는 이번에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감점을 받아, 전년도에 비해 강등됐다”며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도 법 위반에 대한 감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향후 경제적·사회적 이슈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새로운 평가기준을 만들겠다”고 30일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대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계량화한 지표로서, 2011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129개 대기업과 1~2차 협력중소기업 1만929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동반성장 체감도 지수가 82.3점으로 전년도(79.4점)에 비해 나아지는 등 거래관계·협력관계·운영체계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전년도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중소협력업체에 납품단가를 인상해준 금액이 1조1939억원으로 전년도(3조6663억원)에 비해 1/3토막 났다. 이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인상해줄 필요성이 적었다는 것이 동반위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원재료가격 지수가 111.71이었던 것이 지난해 79.12로 30% 가량 하락했다(2010년=100 기준).

또 현금 결제비율이 93.3%로 전년도(97.8%)에 비해 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번 평가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24개 업체가 새롭게 평가대상에 추가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현금성결제비율이 낮았다는 것이 동반위의 설명이다.

부당행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 ‘양호’ 혹은 ‘보통’ 등의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앞으로 사법조치를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의 경우 ‘미흡’ 평가 기준을 마련해 사후적으로도 이를 반영토록 하겠다”며 “내년부터 경제적·사회적 이슈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예를들어 ‘우수’ 평가를 받은 롯데마트가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아 이번에 ‘양호’ 평가로 한단계 내려섰지만, 우수든 양호든 평가와 무관하게 불공정·부당행위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최은석 경제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중소업체 현장에서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대해) 의례적인 연례행사로 치부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두루뭉술한 평가체계 보다는 잘한 평가와 잘못한 평가를 대비시켜 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5년도 동반성장지수 기업별 평가 결과

<자료=동반성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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