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조선업 특별지원업종 지정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가 빠진 것을 두고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동 파업을 예고한 조선업 노조에 대한 협박 조치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남정수 대변인은 30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대형 3사를 제외한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안은 진단이 잘못 됐을 뿐 아니라 파업을 예고한 노조에 대한 협박성 조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 대변인은 “고용노동부가 대형 3사는 물량이 확보돼 있는 등 여력이 있어 제외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사태로 6만3000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진짜 3사가 정상화 돼 있다면 왜 잘려나가겠나. 진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파업을 예고한 대형 3사 노조에 대한 압박이라고도 했다. 대형 조선 3사는 구조조정에 맞서 공동 파업을 준비 중이다. 남 대변인은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 등을 전제로 3사 추가 지정 여지를 남겨놓은 것은 치졸한 방법이다.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막기 위한 겁박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와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의 첫 사례로 지정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용노동부는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이 남아 있어 일정기간 고용 유지 여력이 있다”며 “중소 조선사들이 법정관리, 자율협상이 진행 중인데 반해 대형 3사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등 경영상황도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제외 이유를 밝혔다.

파업을 예고한 노조가 제자리로 돌아오면 추가 지정할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고용노동부는 “대형3사의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자구노력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3사 노사의 자구계획 이행의지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에 추가로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각계에서 조선업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조선업이 위기이니 노조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한상의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30년간 기업 구조조정을 해오며 느낀 것은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기업은 살고 각자 일만 챙기는 기업은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며 “도저히 애를 써도 안 되는 기업을 보면 (구성원들이) 고통과 손실을 분담하지 않으려 한다”며 우회적으로 노조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특벌고용지원업종이란 정부가 구조조정 등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 업종을 지정해 사업주와 근로자를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업종의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 고용조정 상황, 주요 기업의 재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대형 3사를 제외한 조선업체는 고용유지금 지원한도가 현재 4만3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된다. 사업주 훈련지원비는 납부보험료의 100%에서 130%로 인상된다. 고용·산재보험료와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 납부 유예를 인정해주며, 고용보험 지연신고에 따른 사업주 과태료도 자진신고할 경우 면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