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자본금 1억환으로 출범, 삼성그룹의 모태 중 하나가 된 제일모직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3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한다. 두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확정할 계획이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양사는 오는 5월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SDI는 단순합산으로 자산 15조원, 매출 9조5000억원(이상 작년말 기준),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000명(작년 3분기말 기준)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1954년 9월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정확히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삼성SDI는 친환경·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부문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고, 이는 제일모직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합이 맞는다.

사실 섬유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명칭에 걸맞지 않게 소재 전문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꿨다. 지난해 9월 패션사업부를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에 넘기며 ‘그룹내 일감 몰아주기’ 희석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일모직은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모직 조남성 사장은 "이번 합병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핵심경쟁력을 통합해 초일류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소재업계와 부품업계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합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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