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유럽의 지식재산권 통합 움직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그간 추진해 온 EU 단일특허, 통합 특허법원 설립도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6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은 한 번의 출원과 등록으로 EU 전역에서 효력을 가질 수 있는 단일특허(Unitary Patent)와 통합 특허법원(Unified Patent Court) 설립을 추진해 왔다. EU에 출원된 특허는 유럽특허청이 심사하지만 권리 등록과 관리는 개별국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합하겠다는 것이 EU의 구상이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단일특허와 통합 특허법원 계획은 암초에 걸렸다. 단일특허 관련 조약의 필수 비준국이 독일, 프랑스, 영국이었는데 영국이 빠지게 된 탓이다. 통합 특허법원 소재지도 뮌헨, 파리, 런던으로 예정돼 있었다. 

특허청은 “필수 비준국 지위를 이탈리아가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일특허 도입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필수 비준국 변경이나 통합법원 소재지 이전 결정은 브렉시트 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단일특허 도입은 상당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에 상표나 디자인을 출원한 기업이라면 영국 진출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권리 확보가 필요할 수 있다. 상표와 디자인은 유럽상표디자인청에 출원하면 EU 전역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를 취하고 있어서다. 브렉시트가 완료되면 EU 상표와 디자인은 영국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박성준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기존에 등록된 EU 상표와 디자인을 보유한 우리 기업은 영국 내 권리 변동과 영국 정부의 후속 조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