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가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동차회사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구글이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고도 했다.

현대자동차 신언율 이사는 7일 지식재산협회가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구글은 자동차 하드웨어 관련 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자동차회사와 연합하지 않으면 자율차를 만들기엔 부족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면서 “구글을 경쟁상대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신 이사에 따르면 자율주행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일본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조금 다르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전 세계 자율주행 특허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출원 건수는 총 1만1733건이다. 이중 1013건이 도요타, 909건이 닛산으로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차는 388건, 구글은 117건이었다.

구글이 자율주행에 유의미한 기술을 보유한 건 사실이라고도 했다. 신 이사는 “처음에는 구글이 쇼업(show up)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특허 분석을 해보니 의미 있는 기술을 많이 갖고 있더라. S/A등급 우수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양산 시 직간접적인 특허 리스크가 예상된다”고 했다.

현대차와 구글의 자율주행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도 했다. 신 이사는 “구글은 정밀한 지도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을 한다. 반면 자동차회사는 자동차 주변의 상황을 감지해 제어하는 게 우선이다. 통신이 끊어져도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발행한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사망사고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신 이사는 “자동차는 컴퓨터와 다르다. 컴퓨터가 고장 나면 재부팅을 하면 되지만 자동차는 대형사고다. 자기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태우고 다니는 거다. 그만큼 엄중하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선 올해에만 2건의 자율주행차 사고가 났다. 1건은 구글, 1건은 테슬라다. 지난 1일 발생한 테슬라 건은 사망사고였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신 이사는 “그간 구글, 테슬라 등 IT회사들의 자율주행차를 걱정스럽게 바라봐 왔다. 자동차회사라면 그렇게는 안했을 것”이라며 “IT회사들은 차에 대해 모른다. 자동차회사들과 협력해야 한다. 자동차회사와 IT회사는 긴장 속에서 협력관계를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