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잘 있는 로고를 다시 만들겠다고 난리법석들인지 모르겠다. 지난해엔 서울시의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패러디와 조롱의 대상이 되더니 이번엔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다. 전자가 영어 문법에 맞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면 후자는 표절로 야단이다. 프랑스의 산업브랜드 ‘크리에이티브 프랑스’를 따라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가 정부가 줄기차게 밀고 있는 ‘창조경제’와의 비슷한 것도 못마땅한데 디자인도 베꼈다니 시끄러운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확실히 두 로고는 비슷해 보인다. 각각의 단어에 빨간색 톤과 파란색 톤을 쓴 점이 눈에 띈다.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éative France)를 자세히 보면 알파벳 e 위에 억양을 나타내는 악상떼귀(é)를 강조해 단조로운 디자인에 활력을 줬다. 한국 로고에선 크리에이티브의 알파벳 중 ‘i’의 윗점을 강조했다. 국가브랜드를 만든 문화체육관광부에선 의도와 내용이 다르므로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에선 유사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사실 표절이고 아니고는 크게 관심이 없다. 낯부끄러운 일이기는 하나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법적 분쟁이나 프랑스와 한국 간 국제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새 로고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왜 굳이 바꾸려 하느냐다. 원래 있던 ‘다이내믹 코리아’를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로 바꾸면 한국이 더 크리에이티브한(창조적인) 나라가 되는가? 한국을 찾는 외국방문객의 수가 늘까? “뭣이 중헌지” 알아야한다는 거다. 관광 측면에서 보자면 유무형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채우는 게 중요하고, 대외이미지로 보자면 부끄러운 소식으로 외신을 장식하는 대신 자랑스러운 얘깃거리를 만들어야겠다. 애꿎은 로고를 놓고 싸울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