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단계 누진세율의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을 13단계로 세분화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 발의로 최근 국회에 제출됐다. 김 의원은 “복지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가재정 적자규모는 커지고 있다”며 “늘어난 복지수요의 재원을 마련하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하고자 고소득자는 고율과세를, 저소득자는 저율과세로 일반국민의 세금을 경감하는 공평과세가 필요하다”는 개정안 취지를 밝혔다.

현재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38%다. 1970~1980년대 최고세율이 5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1949년 7월15일 소득세법을 제정했으며 당시는 소득세를 일반소득세와 특별소득세로 나눴고 두 소득세를 합산해 최고세율은 65%였다. 하지만 최저세율은 4%로, 현재 6%와 비교하면 저소득층에겐 더 낮은 세율을 적용했다.

박정희 정부에서는 이전 16단계 소득구간을 5구간으로 줄이고 최고세율을 40%로 낮췄다. 1975년에는 과표구간을 다시 16단계로 세분화하는 세제개편이 단행됐다. 소득구간도 연소득 240만원에서 4800만원 초과 구간으로 대폭 확대했으며 최고세율도 70%에 달했다.

이후 소득세 최고세율은 1981년 62%, 1989년 50%로 낮아졌으며 김영삼 정부 이후 1994년 45%, 1996년 40%,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엔 2002년 36%, 2005년 35%로 감세기조를 이어갔다. 과거 높은세율을 유지하던 정부가 감세기조를 이어갔던 이유는 감세정책으로 개인의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며, 또 한가지는 조세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세원확보가 원활해짐에 따라 세율을 낮춰도 세수에는 영향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슈퍼부자 증세’ 발의는 대다수의 국민에게는 영향이 크지 않고 연 5억원이상의 고액연봉자의 증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세수확보 보다는 공평과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율을 높이는 것이 공평과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일례로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슈퍼 세금’을 공약해 당선, 한화로 약 12억7000만원이 넘는 고액연봉자에게 75%세율을 도입하기로 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프랑스의 부자들에게 도버해협을 건너오라고 부추겼으며, 프랑스의 부자들이 소득을 국외로 이전시키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결국은 실현되지 않았다. 증세안이 소득재분배와 세수확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각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우선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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