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홍대거리에 등장했던 대통령 풍자 그래피티<사진=뉴시스/독자제공>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그래피티 아트 전시회 등도 곳곳서 열린다. 대표적으로 지난 봄 서울시설공단이 을지로 아뜨리애 갤러리에서 선보인 ‘청년들의 봄 이야기’를 그린 미술작품이 있다. 또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명언 등을 표현한 그래피티를 선보였다.

그래피티(graffiti)는 벽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린 그림이다. ‘긁다’라는 이탈리아어 graffiare에서 유래했는데, 1970년대 뉴욕에서 시작해 1980년대에는 전세계로 퍼져갔다. 초기 뒷골목 낙서에 불과했지만, 예술로 활용하는 작가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현대미술로 평가받는다.

광복 70주년 맞이 그래피티<사진=뉴시스/서울도시철도공사>

김별다비 변호사(전 LG전자 개인정보 Compliance Task)는 이와관련 중기이코노미 기고를 통해 ▲미술대학 강사 박모씨가 백화점앞 노상에 설치된 G20 홍보물 22장에 쥐 그림 틀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공용물건손상죄로 기소된 ‘쥐벽서 사건’과 또 ▲주택 담벽 등에 ‘수의와 수갑을 착용한 채 29만원 수표를 들고 있는 전 대통령’의 모습을 그린 포스터 55장을 청색 테이프로 붙여 경범죄 위반죄로 기소된 사건을 예로 들었다. 김 변호사는 예술 그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예술이라 해도 죄가 되는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는 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건 모두 법원은 유죄로 판단했다.

그래피티는 말 그대로 ‘아슬 아슬한’ 예술이자 표현의 방식인 셈이다. 그래피티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때론 요즘 말로 ‘사이다’ 같은 통쾌하고 시원한 기분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사회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당한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고, 이를 거침없이 꼬집어 담아낸 풍자 때문이다. ‘낙서예술의 자유’에 대한 논란을 떠나 사회비판적 내용에 시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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