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해운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려되는 것 하나로 실업자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국회 의원회관에서14일 열린 ‘한국경제의 진단과 해법’ 토론회에서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원장은 “앞으로 조선 3사에서 진행될 구조조정으로 5만명 내지 6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올해 5월16일부터 6월22일까지 경제·재정분야 전문가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구조조정시 고려해야 할 사항 및 부작용 보완 정책 방안’으로 ‘실업자 직업훈련 및 재취업 지원’을 19명이 꼽았다. 방 원장은 특히 “실업자들이 유사업종으로 갈 수 있는 그야말로 맞춤형 직업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실업자 문제는 단순히 숫자가 아닌, 노동력의 질과도 연계가 있다. 조선·해운업 실업자들은 기능전문직이다. 이런 노동력의 상실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같은 날 국회토론회에서 한겨레신문 정남구 논설위원은 “현재 실업급여는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다른 일을 병행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즉 실업자들이 당장의 생활고로 인해 유사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조선업을 한국 주력 수출업종으로 지탱했던 기술인력들이 한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위원은 “현재 조선업의 부진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조선업 전망에 대한 정 위원의 주장이 희망을 담은 것이라 해도, 정부가 기능인력들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부가 나서 이들의 기술을 활용할 공공사업을 추진하거나, 이들이 버틸 수 있게 실업급여액을 인상하고 수급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현재로서는 만족스러운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실업급여를 주고, 휴업수당을 늘리며, 교육을 통한 재취업 안내 등 일반적인 실업대책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을 검토함에 있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