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공유는 혼자서 할 수 없다. 주고 받는 서로가 있어야 가능하다. ㈜어픽스(Affix)의 한창우 대표는 이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우리 회사의 픽셀(Picksell) 서비스는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유아·아동 중고제품으로 공유가치 실현

㈜어픽스 한창우 대표

서울 송파구 서울산업진흥원 ‘강남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어픽스는 중고 유아·아동용품 거래를 중개한다. 제품을 고객으로부터 직접 수거(Pick)하고, 판매(sell)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서비스한다. 픽셀(Picksell)이란 이름의 의미다.

유아·아동용품은 시기에 민감하다. 아이가 커가면서 ‘헌 것, 쓸모없는 것’이 된다. 1년도 채 안 돼 창고에 처박아두는 일이 부지기수다. 먼지는 쌓여만 가는데 처리하기는 마땅치가 않다. 육아를 하면서 중고거래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많은 물건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일일이 찾아 거래하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부피가 큰 장난감은 엄마들이 들고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택배를 이용하기엔 배송비가 부담이다.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물건 상태가 생각보다 나쁠 경우 불쾌할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사기를 당하는 일도 생긴다.

한 대표는 “직접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 장난감 처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려줄 아이도 없고, 그냥 버리기엔 요즘 유아용품이 너무 비싸서 아깝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고제품은 넘쳐나는데…, 중고제품 정리를 도와주면서 제품에 가치를 다시 불어넣으면 어떨까. 픽셀 서비스 시작에 앞서 가졌던 생각”이라고 말했다.

픽셀에 중고거래를 신청하면 픽맨(Pickman)이 직접 찾아가 제품을 일괄 매입한다. 묵혀뒀던 제품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으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이 점을 가장 만족스러워 한다. 수거해간 제품은 세척과 가공 후 판매한다.

픽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을 등록하면 픽맨(Pickman)이 직접 수거해 판매까지 한다.<사진=픽셀 홈페이지>

‘무엇을 원하는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픽셀은 창업시작 1년 만에 연 매출 2~3억원이 될 정도로 성장세다. 그 비결은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공감이었다.

“만족하는 고객도 많지만 불만있는 고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객들도 픽셀을 떠난 적은 없습니다. 고객의 불만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해하고 공감하니 오히려 불만을 토로했다가도 곧 다시 열혈고객이 됩니다. 불만으로 인해 우리를 떠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공감능력이 픽셀의 가장 큰 능력이자 장점입니다”

픽셀은 프로그래머를 제외한 직원을 3040세대로 채용한다. 소비자와의 공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3040세대 부모, 경력단절 여성 중심으로 직원을 늘리겠다는 게 한 대표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누구든 쉽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공감이 있더라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 소비자 만족을 얻기는 어렵다. 픽셀 제품들은 중고제품임에도 구매 환불률은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제품가격도 일괄매입을 통해 개인간 중고거래가격 보다 싸다.

서울시와 성남시는 어픽스를 공유기업으로 선정했다.<사진=어픽스>

공유가치 실현에 집중…“최종목표는 물건이 아닌 사람”

픽셀이 실현하는 공유의 가치는 사업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곳에 알려져 있다. 픽셀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픽스는 서울시·성남시가 지정한 공유기업이다. 이를 통해 개인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등 유아 관련 기관과도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제품을 공유하는 행사가 있거나 프리마켓(벼룩시장)이 있으면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공유의 가치 실현을 인정받아 소셜 벤처 투자기업 ‘Sopoong’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픽셀은 앞으로 유아·아동용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고제품 공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제조·생산업체와의 직접 거래를 통해 매입·판매를 할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공유의 가치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한 대표는 앞으로 판매하는 고객에게 ‘내 물건이 어디로, 누구에게로 가는지’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잉여제품이었던 것이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면, 공유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제품만을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는 픽셀 안에서 다양한 나이와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경험과 능력을 공유해 시너지를 내고, 그 시너지로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 픽셀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공유가치의 최종 목표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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