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은 한국에 비해 적극적으로 할랄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일 년에 두 번 할랄박람회가 열리고 있을뿐더러 할랄공단도 입주해있습니다. 인증을 받기위한 기업들의 문의도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한국기업의 문의는 적은 상황입니다”

25일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에서 열린 이란시장 진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할랄월드(Haral World organization) 파카리(Farkhari) 사무총장의 말이다. 할랄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도 할랄시장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할랄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의미하며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에 대한 인증을 뜻한다. 다국적 미디어그룹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2014년 3조2000억달러에서 2020년 5조2000억달러까지 급성장한다.

할랄은 신이 허락 했다는 종교적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제품의 유통이나 보관 과정 중에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는 일종의 안심마크 기능을 가지고 있어 비이슬람 교도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따라 과거 식품분야에 한정돼 있던 할랄산업은 최근 의약품, 화장품, 관광, 금융, 오락 및 스포츠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며 거대한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최근 할랄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 서부내륙지역은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인의 후손이 많아 무슬림인구도 많다. aT베이징 지사에 따르면 중국내 무슬림 인구는 약 2200만명이다. 할랄식품은 대형할인매장, 슈퍼마켓 등에서 ‘청진(清真)’ 으로 표기해 일반식품과 구분해 판매된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할랄 전용 정육점, 식품점도 운영된다. 중앙정부 차원의 할랄지원정책은 없으나 영하자치구, 신강 우루무치 등 무슬림 거주가 많은 지방정부가 개별적으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무슬림인구가 220만으로 추산되는 영하자치구는  할랄산업 발전기금을 조성해 지역 대표 할랄식품기업의 기술혁신, 인재채용, 국내외 전시회 참가, 해외 할랄식품 매장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할랄식품기업에 대해 공장부지 임대료를 최저가격에 제공하고 제품생산 업체에 세금보조와 저금리 대출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중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에 부여하는 ‘중국치명상표’ 를 획득한 할랄기업에 대해서는 50∼60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한다.

파카리 사무총장은 “중국은 주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할랄인증 획득 등 시장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요구사항이 있는 경우 무엇이든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한국 2018년 동계올림픽 같은 국제적 행사 유치시점에서 무슬림관광객 100만명이상 유치를 위해서는 할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본 또한 성장 중인 할랄시장에 주목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 내 무슬림 인구는 약 20만명, 연간 약 23만명 이상의 무슬림 관광객이 방문한다. 일본의 해외 생산공장들은 약 44건의 해외 할랄인증을 획득했으며,도쿄에만 할랄 레스토랑이 46개다. 

농수성은 2011년 ‘세계음식시장선점’을 목표로 할랄시장 수출 확대정책을 발표했으며, 실질적인 정책으로 일본내 할랄 전문가 증원 및 박람회 등 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할랄 인증 지원을 통해 이슬람 소비자와 일본음식 문화를 연결한다는 ‘쿨재팬 할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할랄인증 확대를 위해 현재 일본 내에서는 일본할랄협회, 일본아시아할랄협회, 일본무슬림협회, 일본이슬람문화센터, 이슬라믹센터 등의 단체가 활동 중이다.

또한 식품 처리 시설 등을 할랄 기준에 맞춰 정비하는 등 인프라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할랄 대응형 식육시설 설치시 사업비의 절반을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할랄인증취득에 필요한 비용(인증비용, 컨설팅비용)의 절반 역시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각국의 규격기준‧규제정보에 관한 정보수집, 현지상담회 등도 개최(JETRO)하고 있다.

최근 인기있는 것은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도시락 배달 서비스다. 일본 아세라쿠상사가 운영 중인 ‘할랄 델리’는 홈페이지와 팩스를 통해 할랄 도시락을 주문받아 도쿄도 내 23구 지역에 배달하고 있다. 도시락 종류는 일식 도시락, 고급 일식 도시락, 말레이시아 도시락 등 17가지에 이른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가하는 무슬림 관광객 수요를 공략하고자 라멘에 할랄인증을 도입, 무슬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