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영국 내 관세율인상, 수익구조 악화 등 악재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사업장 이전의 어려움, 판매법인 유지 등을 이유로 영국 내 영업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6일 열린 ‘코트라 수출시장 긴급진단 설명회’에서 오혁종 유럽지역본부장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완전히 탈퇴하기까지 2년의 유예기간이 있고, 이 기간 동안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게 직접적 타격이 없겠으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유로화 가치하락과 경제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에 진출중인 한국기업들은 파운드화 가치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영국발 수요위축이 유럽 전체로 확산될 경우 영업활동에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트라가 영국 진출기업 100여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영업활동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71%, ‘영향없다’는 의견이 29%였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은 없었다. 부정적으로 응답한 이유로는 ▲한·EU FTA 미적용에 따른 관세율 인상(가격 경쟁력 악화) ▲영국경제 리스크 확대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하락 ▲수익구조 악화 등 이었다.

영국의 EU탈퇴로 인한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영국의 EU회원국 지위 상실에 따라 영국 진출 한국기업 역시 유럽시장은 물론, EU와 FTA를 체결하고 있는 멕시코, 이집트 등 53개 경제권에 대한 시장접근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영국이 EU와의 무역협정을 다시 체결하지 않는 이상 영국 진출 기업은 EU와 거래시 WTO회원국에 적용되는 최혜국대우(MFN)만을 받는다. 이는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적용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EU 단일시장 내에서 상품교역의 완전한 자유화가 보장되고 있으나 브렉시트로 영국은 관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응답기업의 84%가 브렉시트에도 영국에 잔류하겠다고 답했으며, 약 13%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응답했다. 브렉시트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진출기업들은 영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잔류 사유로는 자사가 영국 판매 법인이어서 영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사업장 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된 기능이 정보수집이어서 이전의 필요성이 없다 등의 응답도 있었다.

브렉시트 이후 한·영FTA가 새롭게 체결되기 전까지 영업활동과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을 견딜 수 있는 최대기간이 얼마인지를 묻는 문항에 27%가 1년이내, 31%가 1~2년 이내, 19%가 2~3년, 23%가 3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3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70%는 대기업으로 나타나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오 본부장은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대다수가 판매법인으로 현지에 제조공장이 없어 브렉시트 이후에도 대부분 영국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시장변동성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말했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 환위험을 예방하기 수단을 강구하고 무역보험 가입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오 본부장의 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