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는 398만명으로, 20대 취업자인 378만명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뒷바라지와 가계부채 부담, 노후 준비에 고령층 취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60대 취업자 증가세가 가파른 반면 20대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경기침체와 빈약한 복지가 맞물려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60대 이상 취업자의 일자리는 질이 좋지 않은 비정규직이거나 숙박·도소매업 위주로 늘어났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정부는 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 제공하는 것과 함께 사회활동을 지원하고자 노인 일자리사업을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실효성에는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

우선 고용관계에서 연령차별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노인 근로자 채용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령자의 취업과 관련된 고령자고용촉진법 대부분이 의무가 아닌 권고조항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저소득층 노인들에겐 생계유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임에도 보수는 2004년 사업 시행 이후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 또 노동환경의 개선이나 산업안전 등의 복지증진을 위한 대책은 외면하고, 일자리 숫자 확대에만 초점을 맞춰져 있다. 이외에도 정보 습득에 취약한 고령자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반적인 취업센터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다. 노인이 젊은이들과 자유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은 노인에게 심적, 육체적으로 매우 불리한 입장이다.

노동시장에서 청장년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약자인 고령자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고령자 의무고용제도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고령자를 일정기준 초과하여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지자체별 각각 운용되는 고령자취업센터를 노동부 및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또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노인들에게 새로운 교육과 기술습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저임금 일자리 아닌 노인들에게 적합한, 그리하여 청장년과 노인들 사이에 일자리를 둘러싼 불필요한 경쟁이 없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