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계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이를 타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업설명회’에서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우리 기업의 수출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TPP를 통한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는 보호무역주의의 대안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등 선진국에서의 반세계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선진국과 후발국간 불평등보다 선진국 국가내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탓이다. 선진국의 하향 소득양극화는 90년대 이후 세계화에 따른 글로벌경쟁 심화와  함께 후발국 특히 중국이 선진국이 점유했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결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세계화로 소득을 빼앗기고 일자리를 잃은 유권자들이 ‘자유무역은 손해’라고 생각함에 따라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추세다. 영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2014년 대비 지난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50%증가했으며, 올해는 2~3배 수준으로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보호무역주의는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무차별적 무역제한 조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중국산 냉연강판에 522% 관세를 부과했으며, 7월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LG와 삼성 세탁기에도 49~111%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했다. 최근 시행된 무역제한 조치들의 주요 목표는 중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한중간 무역규모가 크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이 TPP에 참여해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돌파해야 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견해다. TPP에 가입하면 역내 국가간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FTA를 체결하지 못했던 국가들의 관세가 낮아지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이 포함된 다자간 무역협정인 만큼 한국에 생산공장을 세우고자 하는 유인이 있어 외국인의 직접투자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TPP가 명시하는 ▲국영기업과 민간기업과의 공정한 경쟁 ▲특허, 상표, 저작권, 산업디자인, 영업비밀 등의 지재권 보호 및 집행 관련 의무 강화 등은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예컨대 정부 보조금을 받은 국영·공기업으로 인해 민간기업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이의제기가 가능해지고, 역내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지재권 보호와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교역 및 투자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 단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 시장 압력이 상당히 클 수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의 정확한 현황 파악은 필수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세계화에 따른 국가내 소득 불평등 심화와 저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누적된 사회적 불만과 긴장으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테러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거 중동 지역에 집중됐던 갈등이 유럽 등 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세계교역과 해외투자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TPP비준은 향후 보호무역주의를 저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은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등 아태지역 12개 국가들이 맺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지난해 10월 5일 타결됐으며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시장 자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