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이용후기를 무단으로 지운 배달앱 회사들에 대한 공정위 처분이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공정위가 7개 업체에 부과한 과태료는 총 1750만원으로,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배달앱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법에서 정한 최고의 처분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에 적용되는 법률은 전자상거래법 21조의 소비자기만 행위로, 어긴 경우 시정명령과 함께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시행령 과태료 기준에서는 1차 적발시 최고 500만원, 2차 적발시 800만원, 3차 적발시 10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초 적발인 만큼 개별 업체에 부과할 수 있는 최고 과태료는 500만원인 셈이다.

실제로 거짓 이용후기를 작성한 ‘배달이오’의 씰컴퍼니는 5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불리한 이용후기를 비공개 처리한 우아한형제들, 배달통은 각각 2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 김문식 전자거래과장은 이날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들 업체는 조사 과정에서 자진시정했다는 점을 감안해 과태료을 감액했다”며 “과태료가 적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공정위 입장에서는 법으로 가능한 한도 내에서 모두 부과한 것”이라고 했다.

김 과장은 과태료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처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일주일간 앱 화면에 공표할 것을 명령했다. 업체들은 앱 초기화면에 ‘기만적 소비자 유인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문구를 띄워야 한다. 공표 화면은 앱 화면의 6분의 1 이상을 차지해야한다는 단서도 붙었다. 김 과장은 “시정명령 공표는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배달앱 사업자들은 배달음식에 대한 불만족 후기를 다른 소비자들이 볼 수 없게 비공개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대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이 2015년 상반기에 비공개 처리한 후기만 1만4000건에 달했다. 후기 내용은 “주문 후 1시간이 넘어서 왔고, 면도 불어서 엉망이다. 도저히 맛이 없어서 버린다”, “치킨이 다 식어서 들러 붙었다. 다시는 시켜먹지 않겠다”는 불만이었다. 

배달이오를 운영해 온 씰컴퍼니는 아예 직원들을 동원해 음식 맛과 서비스가 좋다는 거짓후기를 쓰게 했다. 이 회사는 배달 앱에서 주문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직원들이 전화하기 버튼을 눌러 건수를 부풀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배달앱 서비스를 접었다. 또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배달365, 배달이오는 광고상품을 상단에 배치하면서 광고라는 사실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단에 있어 맛과 서비스가 좋은 음식점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배달앱 시장은 최근 3년간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주요 3개 사업자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기준 1046만명이다. 거래 건수는 7967만건, 거래금액은 1조5064억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