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청구조항 4건 모두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28일 헌재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 모두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이 사항은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은 합헌, 2명은 위헌이라고 판단해 합헌 결정이 났다. 재판부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파급효과가 커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라며 적용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 법 적용 대상자가 이를 신고하도록 한 조항, 금품수수에 대한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이 명확한지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헌재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권익위 곽형석 부패방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부정부패가 근절되고 국가 청렴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며 “법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 제정, 직종별 매뉴얼 마련, 공직자 및 국민을 상대로 한 교육 등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야당과 함께 중지를 모아 이 법이 청렴한 공직사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몇 달간 김영란법이 여러 논란 속에서 너덜해진 형국이었다. 합헌 결정으로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3시30분 현재까지 공식적인 논평은 내지 않았다. 

내수 위축을 이유로 반대해온 경제계는 우려의 뜻을 밝혔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헌재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법 시행에 따른 혼란을 줄이고 어려운 경제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무부처인 권익위가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란법은 시행령 확정 등 후속 작업을 거친 뒤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