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7월5일 서비스업을 살리기 위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내놨다. 이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한가지 어려운 점은, 아직 정해진게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평생직업교육학원을 규율하는 법적 근거를 학원법에서 평생교교육법으로 전환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뿐 어디까지,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선 현재 관련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의 중이다.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까지 완료하겠다는 사업도 꽤나 많다. 그런데 벌써 8월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것이 없다는 것은 애초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 준비없이 급하게 발표했다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준비해서 하반기까지 완료를 하겠다는 기준이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평생직업교육학원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진출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로 일정을 잡았다. 관련업계 협의를 거치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외진출을 하는데 5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넉넉할지 알 수 없다. 1년의 시간이 충분한 지부터 따져볼 일이다.

정해진 것이 없으니 관련 업계들도 준비할 것이 없다. 사업이란 것이 법만 나온다고 모든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바뀐 법이 적용될 것을 대비해 자금도 모아야 하고, 시설도 갖춰야 하고, 필요하면 전문가도 찾고, 협력업체도 구해야 하고…,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없이 논란만 있다.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의 큰 틀은 서비스업종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의 얘기도 들어보지 않고, 현황이 파악되지도 않고, 방향과 목적만 설정해놓고 결과를 내놓으란 식의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부계획이 없으니 계획이 수정될 일은 없겠다. 적어도 보여주기식으로 내놓은 정책에 발목잡히는 일은 없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