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까운 공원에 가면 가족단위로 쉬러 나온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 곳곳을 다니며 자연체험을 하기도 하고, 돗자리를 펴고 누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도 한다. 주5일 근무가 정착되고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아가면서 여가를 즐기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쉬는 날이어도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몰라 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들은 캠핑, 여행, 스포츠 등 여가활동이 적극적이다.

올해 여름휴가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지난해보다 43.3% 증가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 여름 성수기인 7월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이 54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일 여행객수는 지난달 29일 18만9734명, 30일 19만3420명, 31일 20만1079명으로 연일 최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내수를 이유로 전경련 등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자며 목소리를 내고, 정부도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국내휴가 장려정책을 내놓지만 무색하다.

이처럼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색문화를 경험하고자하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국내 여행지에서 얻는 피로감이 큰 것도 없지 않다. 유명 피서지에는 어김없이 사람이 몰리고 평소보다 몇 배나 비싼 숙박비, 주차료, 대여료, 식사비 때문에 같은 값이면 해외로 나간다는 얘기다. 비싼 돈을 들여 국내 휴양지를 찾았다가 얻는 것은 휴식과 힐링이 아닌 피곤과 짜증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닭백숙 16만원·평상 10만원…바가지’, ‘계곡마다 자릿세 횡포 극성…눈감은 지자체’, ‘지리산, 돗자리 피면 1만원’ 등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이 자주 눈에 띈다. 휴가철 ‘한철 장사’라는 바가지 상혼은 국내 여행자들을 해외로 내몰고, 해외관광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휴식을 찾는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몰디브에서 칵테일 한잔’하는 여유로움을 꿈꾼다. 교통정체로 몇 시간동안 도로위에 있다가 찾아간 곳에서 16만원짜리 닭백숙을 먹고 오는 휴가를 누가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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