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소관법 전환 “시설 열악해질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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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소관법 전환 “시설 열악해질까” 우려 평생직업교육학원 “고용기준 까다로워지고 교육시설 기준은 느슨”

기사입력2016-08-03 19: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는 평생직업교육학원의 소관법을 학원법에서 평생교육법으로 바꿔, 규제를 완화하고 제도를 개선해 평생교육 중심의 학원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교육서비스 발전전략에 따라 현재 학교교과 교습학원과 기술직업학원·인문사회학원 등 평생직업교육학원으로 양분된 학원산업을 평생직업교육학원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평생직업교육학원이 학원법이 아닌 평생교육법 규율대상이 되면, 현재는 사전등록후 학원을 설립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신고만으로도 가능해진다. 또 시·도 조례에 따라 갖춰야 했던 시설기준도 완화된다.

이러한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인 학원측은 교육시설 및 환경 그리고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학원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기술교육과 관련해 규모나 운영이 괜찮은 곳은 이미 고용노동부 소관의 직업학교로 이동한지 오래”라며 “현재 남아있는 평생직업교육학원들은 직업학교와 비교해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교육법에 따르면 4대보험 가입자를 5명이상 고용해야 하며, 평생교육사 2급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1명이상 고용해야 한다. 열악한 학원들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고,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운영자금 대부분을 쏟아야하는데 그리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평생직업교육학원 소관법이 학원법에서 평생교육법으로 바뀌게 되면, 고용기준은 까다롭고 교육시설 기준은 느슨해 교육환경이 열악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신고제로 바꾸고, 시설기준을 완화해 학원설립을 쉽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5명이상 고용’, ‘평생교육사 2급자격증 소지자 채용’ 등을 맞추기 어려울 만큼 열악하다는 얘기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행 학원법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는 학원법의 규율대상이 일반 학교 교과중심 학원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다른 평생직업교육학원을 학원법이 끌어안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평생교육법에 따르면 평생교육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 보완교육, 성인 문자해독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을 말한다.

또 평생교육법과 학원법이 달리 정하고 있는 학원시설 기준도 문제다. 취재에 응한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학원법에 비해 평생교육법은 시설적인 면에서 기준이 느슨하다. 평생교육법 적용을 받으면 시설이 열악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학원법에 따라 강의실을 설치하는 경우 교과과정에 따라 최소 90㎡ 이상의 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반면 평생교육법에는 10㎡ 이상이면 가능하다. 또 평생교육법에 따르면 여러 과목을 가르쳐도 60㎡면 되지만, 학원법에서는 교과 과정별 최소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결국 평생교육법으로 바뀌면 학원설립이 증가할 가능성이 적지는 않지만, 규제완화로 새로 설립된 학원이 기존 학원보다 시설이 좋은 학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생직업교육학원에 대한 평생교육법 적용 방침에 대해 교육부 학원정책팀 강양은 사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학원법에는 학교 교과교습 학원을 규제하는 내용이 90%다. 그 내용이 요리·미용과 같은 평생교육에 해당하는 부분은 별로 없다”며 “평생직업교육학원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평생교육법 적용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등의 주장에 대해 “큰 영향이 없다”며 “달리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추후 검토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