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도 국세나 지방세 납부가 가능해진다. 고객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면에서 고객들은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이에대한 은행권 및 증권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국고금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한국은행이 증권사를 국고금 수납대리점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국고금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이전에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40조, 제3호)’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가 국세 및 지방세 수납업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고금관리법과 ‘지방재정법 시행령’에서 금융투자회사를 국세 및 지방세 수납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지 않아 법률간 기준이 상충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픽=채민선기자, 자료=전경련>   ©중기이코노미

기획재정부 국고과 신재민 사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국고금의 수납과 회계처리 등은 한국은행에서 맡아하고 있으며, 일정조건을 갖춘 금융회사를 국고금 수납대리점으로 지정해 출납업무를 위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고금은 중앙정부가 징수하는 국세와 과징금, 각종 범칙금, 연금보험료 등이 있으며 은행, 우체국,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이 국세 수납 대리점으로 지정돼 있다.

신 사무관은 “시행규칙 개정안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투자업자, 즉 증권회사도 국고금 수납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사무관은 “관련 규정이 마련돼 한국은행과 증권사가 국고대리점 지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에서도 국세·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게 되면 고객 편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는 물론 내용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수납업무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며 “정부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내려오면 그에 맞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또 다른 증권회사 관계자도 “업계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국세 및 지방세 수납 기관이 확대돼 고객 편의가 증대될 것”이라면서도 “당장 증권사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세금과 과태료 수납은 공공성이 짙은 업무여서 은행의 수익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공과금 수납 기관이 다양해지면 은행의 수납업무가 줄어 은행이 전문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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