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 꼼수를 부리는 대기업들을 막기 위해 법을 더 단단히 조여야 한다는 법안이 나왔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계열사의 지분율 요건을 20%로 통일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8일 밝혔다. 채 의원은 이번 법안에서 “현행 기준인 상장회사 지분율 30%는 기준이 너무 높아 규제 대상이 협소하다.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로 차등규제할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며 20%로 단일화할 것을 주장했다.

또 규제대상 지분율을 판단할 때 총수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경우뿐 아니라 계열사를 매개로 지분을 보유한 경우도 규제 대상에 넣자고 제안했다. 간접지분도 포함시키자는 의미다. 현실적으로 총수일가는 직접 지분을 보유하기보다 계열사를 통한 간접지배가 많다는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란 총수일가가 상장회사의 지분 30% 또는 비상장회사의 지분을 20% 보유한 경우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법 시행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며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규제 대상인 회사와 비규제대상인 회사를 합병해 규제를 피해가는 방식이다. 삼성 SNS와 삼성 SDS 합병,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그 사례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주식을 매각해 지분율을 29.99%로 맞추며 규제 기준인 상장사 30%를 피해가기도 했다.

채이배 의원은 “일감몰아주기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중소기업을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배제하는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라며 “현행 규제는 대상이 협소해 기존의 일감몰아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고 개정안 발의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