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를 과도하게 높여놨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코노랩스 민윤정 대표는 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인공지능 관련 행사에서 이런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은 구글 알파고와의 바둑 대전에서 1승 4패의 쓴맛을 봤다. 이를 지켜본 전 국민은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에 사로잡혔다. 스스로 학습해 바둑을 두는 알파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인간의 일을 로봇이 얼마만큼 대체할 수 있을지가 상반기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인공지능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는 거의 없었지만, 세기의 대결에 대한 관심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 못지않았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통역 앱 ‘파파고’를 9일 출시했다. 이름이 비슷하긴 하지만 알파고를 따라한 것은 아니란다. 네이버에 따르면 파파고는 에스페란토 언어로 ‘앵무새’라는 뜻이다. 에스페란토 언어란 1887년 루도비코 자멘호프라는 폴란드 박사가 만든 국제 공용어로 누구나 배우기 쉽게 만든 세계 공통어다. 언어의 장벽 없이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파파고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10일 정부가 인공지능을 본격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공지능 핵심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에는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2026년에는 복합적인 사고까지 가능한 인공지능을 국내 기술로 만든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인공지능 전문기업을 1000개로 늘리고 전문인력을 3600명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문구다. 3D프린팅, 로봇, 소프트웨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바이오 등 뜬다는 아이템이 있을 때마다 정부가 키운다며 나선다. 결과물은 늘 아리송이다. 눈 먼 정부 돈을 누가 먼저 가져갈지 공모하는 일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