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회장이 결국 풀려났다. 12일 법무부는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과 행정제재 감면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특사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이재현 회장의 지병이 악화돼 사실상 형 집행이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감안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은 신경근육계 유전병인 샤르콧 마리투스(CMT)와 신장이식수술 후유증을 앓고 있다. 재판 중에도 수차례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연장 요청을 해 왔다. 

횡령·배임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서울고등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벌금 252억원 선고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재상고를 포기하고 벌금 252억원을 일시불로 완납했다. CJ그룹은 건강상태 악화를 포기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광복절 특사를 노리고 포기했다는 관측도 있다. 형이 확정돼야 특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서다.

경제사범 중 사면대상은 이재현 회장과 중소기업인 등 14명이다. 이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화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죄질 및 정상관계, 향후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헌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제한된 인원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인들이 경영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을 환영한다”며 “경제계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우리나라 경제 활력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경제계는 법을 준수하고 법보다 엄격한 규범을 세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 때 비리 기업인에 대한 특사를 최대한 신중히 하겠다고 말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2년째 경제사범을 풀어주게 됐다. 지난해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홍동옥 한화그룹 여천NCC 대표를 특별사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