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견·중소 부품업체들은 100원어치 팔면 가까스로 5원 가량 남기는 실정이다.

17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회사 중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지난해 기준 세 곳 뿐이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현대자동차가 4조26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아자동차가 2조2949억원, 현대모비스가 1조9208억원이었다.

조사 대상인 1079개 자동차회사의 영업손익은 총 12조1846억원이었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손해액을 뺀 금액이다. 영업손익의 70%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차지였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현대위아, 르노삼성자동차, BMW코리아, 일진글로벌,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열 곳 남짓이었다.

절반 이상의 자동차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5%도 안됐다. 전체 기업의 52.6%가 영업이익률 5% 미만이었고, 22.4%는 영업이익률이 5~10% 였다. 영업적자를 본 기업도 16.2%나 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곳은 8.7%뿐이었다.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기업도 있었다. 부채비율이 400% 이상이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이 전체의 23.7%였다. 부채비율이 200~400%인 잠재적위험 기업도 24.7%나 됐다. 부채비율이 200% 미만인,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은 51.5%였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중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제조사, 판매사 1079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자동차 업계의 이익은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하청 관계에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