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입화물 905만TEU보다 많은 920만TEU의 환적화물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항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부산항 감만부두 전경<사진=뉴시스>

‘P3(Project 3)’는 세계 해운업계 1~3위인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의 MSC, 프랑스의 CMA-CGM 등이 구성하는 동맹으로 이달 출범 예정이다. 3월20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승인으로 출범 가시권에 들어섰다.

업종 특성상 세계 해운업계는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global alliance)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진해운은 코스코, K-라인, 양밍, 에버그린 등과 함께 ‘CKYHE’에 들어가 있고, 현대상선은 ‘G6’로 APL, MOL, 하팍로이드, NYK, OOCL 등과 뭉치는 식이다. 항공사들이 코드 셰어(code share)로 승객을 이어받듯, 해운업계 연합체는 화물을 나누는 정도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P3는 운항센터, 선박, 연료, 항만까지 공유하는 강력한 형태의 동맹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큰데다, 세계 1~3위의 업체들이 뭉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여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규모의 경제 등을 기반으로 항만서비스 등에 대한 결정권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해운업계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P3 대두는 해운업계의 지역간 경쟁의 측면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시아태평양의 경제규모와 물동량이 커지며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등의 해운사가 10위권 내에 다수 포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1~3위인 유럽 국가 해운사들이 동맹체를 꾸림으로써 이 지역의 주도권이 강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별도로 해양수산부는 P3 출범으로 부산항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 선사, 부두운영사, 지역 해운업계, 학계 등이 참여하는 산관학 협의체 ‘부산항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오늘(2일) 부산에서 발족식을 갖는 부산항 네트워크는 하역시장 안정화 등 현안을 논의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산항의 환적(무역거래 등에서 화물을 옮겨 적재하는 것) 화물 비율이 50%에 달해 P3 등의 출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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