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시행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의 대상이 되는 과잉공급 산업 판단기준이 너무 엄격하거나 모호한 부분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잉공급 판단기준은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보조지표 5개중 2개 이상을 만족해야 하는데 특히 서비스업 등은 보조지표 중 하나인 재고율에 대한 지표를 마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개최한 ‘기업활력법을 활용한 사업재편전략 세미나’에서 정대진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기활법은 신사업진출, 과잉공급 해소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법”이라며 “과잉공급 업종에 속하면서도 정상기업에 대해서,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건설 등 업종구분 없이 모든 업종에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산업계에서는 과잉공급 판단기준이 너무 엄격하거나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어 18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판단기준 현실화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잉공급 판단 기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권종호 건국대학교 교수는 ‘일본사례로 본 기활법의 기대와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일본은 1978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경제위기 시마다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제정 시행해 왔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9년 버블붕괴 후 경기침체 장기화로 과잉설비·과잉채무·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시적 특별법 ‘산업활력재생법’을 제정했다. 2014년 1월에는 아베노믹스의 일본 부흥전략에 따라 산업활력재생법의 기본이념을 이어 일본경제의 3대문제인 민간투자확대·과잉규제개혁·과당경쟁해소 등을 발전·확충시킨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시행했다.

권 교수는 “업종, 기업규모, 과잉공급여부에 관계없이 산활법을 적용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과잉공급업종의 정상경영기업이라는 점에서 과잉공급 판단기준을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활법 적용을 과잉공급분야 기업으로 제한한 이유는 불필요한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특히 과잉공급분야가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따라서 기활법의 주요 수혜자는 과점상태에 있는 대기업보다는 심한 경쟁 속에 있는 중소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상의회관에서 ‘기업활력법을 활용한 사업재편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기활법이 당장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의 먹거리 산업에 비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은 M&A가 중요한 성장전략이 될 수 있는데 기활법을 통해 M&A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영태 NH투자증권 부대표는 “기활법을 통해 M&A를 할 수 있는 효율적인 툴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업 M&A시 이 소식이 새어나가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등 기업경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보보안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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