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나 IT업계에서 자주 들리는 단어 중 온디맨드(On-Demand)라는 말이 있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접수 받아 소량만 생산하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배달음식을 앱에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배달앱, 숙소가 필요한 사람에게 빈 집을 내어주는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좀 웃기는 얘기다. 소비자와 수요를 고려하는 것은 사업의 기본이다. 수요 없는 생산이란 애시 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보다 수요 측면을 더 많이 고려했다 하지만, 말장난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종이식권을 모바일 앱으로 만든 벤디스 조정호 대표는 외부에서 이 회사의 서비스를 ‘온디맨드’라 부른다고 했다. 정작 그는 “뭐라고 부르든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본질에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 조 대표의 말이다.

비단 온디맨드만의 얘기는 아니다. 사물인터넷(IoT),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핀테크(Finance+Technology) 등 업계에선 수많은 신조어가 범람한다. 이렇게 부르면 혁신적인 서비스처럼 보이나 본데, 사실 어디 붙여도 쓸 수 있는 말이다.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하며 온라인에서 마케팅을 안 하는 기업은 없다. 이래도 O2O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며 결제 기능을 넣으면 핀테크라고도 부를 수 있다. 신조어 마케팅으로 트렌드에 편승하려 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