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니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 가계의 올해 2분기 월평균 소득은 139만6400원이며 이중 처분가능소득은 115만9800원, 소비지출은 124만700원이다. 지출을 전년동기 대비 2.7% 줄였지만 소득은 같은 기간 대비 6.0% 줄었다. 나가는 돈을 줄였더니 들어오는 돈은 더 줄었다.

 

1분위 소비지출 항목중 기본적인 생활비라 할 수 있는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주거·수도·광열 비중이 36.1%로 다른 분위에 비해 높다. 2분위는 29%, 3분위 23.8%, 4분위 22.8%, 5분위 19.2%다. 의료비에 해당하는 보건비 지출이 10%대다. 교통비로 10만원 정도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1분위 가계는 먹고, 자고, 아파서 약을 먹거나 병원에 다니고, 출퇴근을 위해 교통비만 지출해도 소득의 절반을 써버린다. 남들처럼 돈을 모으는 것이 분명 쉽지 않다.

1분위 소비지출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식료품·비주류음료와 같은 먹는 것도 줄이고, 그나마 달래줄 주류·담배도 줄이고, 보건비도 줄이고, 교통비도, 여가를 즐길만한 오락·문화도 줄였다. 그런 와중에도 교육비목 지출은 6.6% 늘었다. 저소득층이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는데 나아지지 않는 것이다.

기자도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게 탐탁치 않다. 그런데 ‘헬조선’인 것 같다. 이것이 정말 대통령이 말한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에 불과한 것일까? 노력을 하고 간절히 바라면 정말 벗어날 수 있는걸까? 요즘 표현마냥 정말 현정부가 ‘노오오오오력’을 했을까? 판도라의 상자에 유일하게 남았던 것이 ‘희망’이라고 한다. 희망은 적어도 노력하면 나아진다는 기대다. 그런데 노력해도 나아진다는 기대를 가질 수 없다. 어떤 노력을 했길래 희망은 사라지고 헬조선만 남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