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를 타고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건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부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요트 세일링을 이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적어도 통영에서는 그렇다. 통영은 여름이면 해양스포츠의 천국으로 변신한다. 여기에 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까지 알찬 여름여행 일번지 통영으로 출발!

계류장과 통영항<사진=상상출판>

국내에서 요트가 대중적이진 않지만 우리나라야말로 요트 타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사계절 요트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통영으로 달린다. 통영대교를 넘어 유람선터미널을 차례로 지나 만나게 되는 충무마리나 요트 선착장. 다도해를 품은 통영항이 한눈에 보이는 마리나 리조트 1층 로비에 가면 요트투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요트는 크게 모터요트와 세일링 요트로 나뉜다. 그중 바람에 의지해 돛을 단 배에 앉아 바다를 유람하듯 즐기는 세일요트가 낭만적이다. 동력이 아닌 바람을 이용해 항해하는 세일요트는 선체가 1개인 단동형과 선체가 2개인 쌍동형으로 구분된다. 충무마리나 선착장의 요트는 영화에서 보던 호화스러운 것에 비해 크기가 작다. 하지만 단동형 세일요트는 선체 수면 아래에 키이라 불리는 큰 납덩이가 있어 바람을 받아 선체가 기울어지더라도 무게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배가 전복되는 일은 없다. 또한 파도를 타고 운항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특히 쌍동형 요트는 선체의 폭이 넓어 안정하게 요트를 즐길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탈 수 있다.

미륵도 풍경<사진=상상출판>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면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파도도 큰 파도가 되어 뱃전에 부서진다. 푹푹 찌던 육지의 더위도 잊게 하는 바닷바람을 타고 출렁이는 요트에 앉아 하늘 높이 솟은 돛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자유를 만끽하는 사이 2시간의 항해는 훌쩍 지나가버린다.

요트세일링을 실컷 즐겼다면 이제는 통영항 서편에 자리한 통영운하와 주변 풍광을 즐길 차례. 육지와 미륵도 사이를 흐르는 운하의 좁은 수로와 그 위에 걸린 충무교와 통영대교, 두 다리가 연출하는 이국적인 밤 풍경은 아무리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통영 중심가에 위치한 볼거리를 둘러본다. 세병관은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을 가진 통제사영의 객사. 보물 제293호로 지정됐으며 경복궁의 경회루, 여수의 진남관 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큰 목조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단순하고 견고한 것이 특징. 세병관의 드넓은 마루에 앉으면 통영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한려수도의 섬<사진=상상출판>

통영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이순신.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충렬사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유적이기도 하다. 홍살문, 정문, 외삼문, 중문, 내상문 등 다섯 개의 문을 지나 만나는 사당과 수령 600년 된 동백나무, 강한루, 이순신 장군이 명나라 신종에게 받았다는 명조팔품(보물 제440호) 등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통영항 옆에 있는 남망산 국제조각공원도 볼거리. 공원 전망대 격인 수항정에서 바라보는 항구 전경이 일품. 한산도를 비롯한 통영 앞바다와 어판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통영 여행에서 낭만의 해안 드라이브를 빼놓을 순 없다. ‘꿈의 60리’라 불리는 산양일주도로는 통영대교 인근 102번 도로를 타고 달아공원을 거쳐 충무마리나리조트 앞으로 연결된다. 해 질 무렵 달아공원에 서서 한려수도를 내려다볼 것. 금빛 바다에 뿌려진 다도해의 고운 풍경이 오랫동안 가슴을 적신다. 주변에 올망졸망한 섬을 끼고 있는 미륵도는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충무 시가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 특히 산양일주도로에 있는 달아공원은 해 질 무렵 몰아치는 금빛 파도가 마음속까지 밀려온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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