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소가맹점으로 분류된 여행사(렌터카 포함)는 전체 여행사 가운데 71.5%에 달한다. 중소가맹점을 결정짓는 기준은 연 매출 2억원 미만. 여행업계에서 중소가맹점 비율이 높다는 것은 바꿔 생각하면, 중소여행사간 가격·모객 등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여행공제회에 따르면, 여행업 영업보증보험에 가입한 여행사 가운데 지난 2014년 한해에만 19개의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폐업한 업체 수가 전년도에 비해 20% 가량 늘었다.

㈜이투어리즘 이희 대표   ©중기이코노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문여행사인 ㈜이투어리즘의 이희 대표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여행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행업에 대한 비전과 사명감 그리고 자사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판에 박힌 여행상품이 아니라 차별화된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찾는다. 이 대표가 대형여행사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선택한 것은 무슬림 관광이다. 두바이에서 1년 정도 가이드 일을 한 이 대표는 그때 무슬림의 시장잠재력을 봤다.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16억명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기준 중국 인구(약 13억6000만명)를 뛰어넘는다. 세계인구의 23%다. 인구 수만 놓고 봐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것이다.

“중소여행사 차별화된 상품으로 틈새시장 노려야”

“두바이에 관광 온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가이드 일을 했어요. 그때 ‘이슬람’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죠. 실제 무슬림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알고보니 무슬림 시장잠재력이 어마어마 하더군요. 그때부터 막연하게나마 무슬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중동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무슬림 관광객도 많습니다”

이투어리즘은 직원들에게 이슬람과 관련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가이드와 직원들에게 무슬림 관련 자료를 나눠주고 정기적으로 교육한다. 종교가 생활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탓에 다양한 규범과 금기가 있기 때문이다. 음식의 경우 돼지고기나 술은 아예 먹으면 안되고, 이외의 음식도 이슬람 방식에 의해 가공해야 한다. 남녀구별이 엄격하고 여성은 히잡을 둘러 신체를 다른 남자에게 보이면 안된다. 한국과 전혀 다른 생활양식이어서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투어리즘에서 제공하는 무슬림 관광 프로그램<자료=이투어리즘 홈페이지>

무슬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와 기도다. 식사는 서울의 경우 이태원 등에 할랄식당이 꽤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부산이나 제주도와 같은 대도시 또는 관광지를 빼면 할랄 인증식당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할랄 친화(프렌들리)’ 식당이 대신한다. 기도는 하루에 5번 한다. 아침에 나오기 전에 호텔에서 한번 등 매일매일 시각이 다르다. 점심때 기도할 때가 되면 식당에서 자리를 마련해 기도하기도 하고, 휴게소나 잔디밭에서도 기도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얘기다.

“메카방향을 ‘키블라’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나침판 등으로 가이드가 일일이 메카방향을 가르쳐 줬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관련 앱도 많아서 장소만 마련하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물론 식당에 사전 양해를 구합니다. 식사와 기도는 무슬림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생활양식입니다”

이 대표는 90%이상의 예약이 이메일로 이뤄지는 만큼 한통 한통을 정성들여 보낸다. 직원들에게 오탈자에 주의하고, 문법과 비즈니스어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육한다. 특히 이메일 문의에 빨리 회신할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회신권한을 위임했다. 대형여행사의 경우 내부결제 등 절차가 많아 회신이 늦을 수 있지만, 중소여행사의 경우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인터넷으로는 여행사의 규모 등을 잘 알 수 없지만, 회신이 빠르고 또 문장이 정확하고 비즈니스 특성을 표현할 수 있다면 당연히 신뢰감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 국적의 관광객 늘었지만 통역관광 안내사 부족”

이투어리즘 직원들의 직책과 역할 등을 적어 둔 내부 한쪽 모습.   ©중기이코노미

이 대표는 최근 한류 등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2명의 이스라엘 여성고객이 엑소의 공연티켓을 구해달라고 문의해왔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촬영장 관광 등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말을 할 수 있는 통역관광 안내사가 부족해 걱정입니다”

이 대표는 시험보다 교육을 통해 통역안내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스페인어, 아랍어, 말레이어 등의 경우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교육만으로 자격증을 부여하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례로 두바이의 경우 두바이 관광청이 가이드를 직접 교육하고, 한두 달 정도의 교육을 수료하면 테스트를 거쳐 자격증을 준다고 한다.

㈜이투어리즘은 2012년 6월에 창업, 올해 5년차 업력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문여행사다. 1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10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맨땅에 헤딩’ 정신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직접 해외여행사를 찾아가 세일즈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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