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31일 공개했다. 친구, 연인, 가족, 비서 등 고객이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인공지능 서비스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허(HER)'에서 나올법한 얘기다. 

‘누구’가 탑재된 기기에 말을 걸면 기기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한 다음 수행한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 같은 서비스다. 예를 들어 “신나는 음악을 틀어 달라”고 말하면 경쾌한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해 재생한다. 음악 정보를 물으면 가수와 곡명을 알려준다. “야구장에 갈 건데 내일 인천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해당 지역의 날씨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SK텔레콤은 이후 온라인쇼핑, 배달음식 주문, T맵과 연계한 길 안내, 뉴스 낭독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한국어 최적화를 강점으로 꼽았다. 시리를 비롯한 해외 인공지능 서비스는 영어를 기반으로 만든 뒤 한국어를 추가한 반면, ‘누구’는 처음부터 한국어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목소리 톤이나 억양의 차이는 물론, 웬만한 사투리도 알아듣는다.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연어 처리엔진을 적용해 일상에서 대화하듯 편하게 말해도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를 적용한 가정용 전용기기도 공개했다. 원통형 디자인의 스피커로 분위기에 따라 색상을 바꾸는 LED 조명도 탑재했다. 앞으로 차량용 기기, 신체부착형 기기,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기기에 ‘누구’를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당기간 ‘누구’를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아이폰의 경우 이미 자체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