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2012년 경남 고성군 동해면 ○○리에 10만㎡(약 3만평)의 임야를 매입했다. 경남 창원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오랫동안 주물공장을 운영하면서 축적해 놓은 내부 자금을 투자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 든 것이다.

A사는 매입한 임야를 전원주택으로 개발하기 위해 그동안 회사 역량을 총동원해 왔다. 펜션사업이 앞으로 부가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 회사 대표는 매입한 임야의 일부분(약 7000평)을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 풀빌라펜션(스파와 수영장을 갖춘 펜션)으로 건축해 지난해 12월 준공,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개발부지는 경남지역의 전략적 교통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주요 교통망이 인접해 부산, 거제, 남해의 중심에 있고 고속도로 IC와도 가깝다. 인근 관광시설로는 공룡엑스포, 당황포 관광지, 탈박물관, 옥천사 등이 있어 펜션입지로는 최적이다.

조감도의 가운데 부분이 펜션부지<사진=(주)밸류마크자산관리>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함께 국민소득 증가로 건강과 여가 중심의 문화생활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고 상위 1% VIP를 위한 ‘명품 프라이빗 스파 앤 풀빌라 ○○○펜션’으로 컨셉을 잡고 개발했다. 남해 당항포만의 이국적인 풍경과 자연을 모티브로 표현된 디자인 건축으로 최상급의 풀빌라를 선보인 것이다. 이곳 풀빌라펜션 숙박료는 그랜드 풀빌라의 경우 1박2일에 성수기때 120만원이며 주말은 85만원으로 고가다.

그러나 최고급 자재를 활용한 ‘럭셔리’ 풀빌라펜션은 막대한 대출을 이용해 지었다. 이 회사는 풀빌라펜션을 처음부터 분양하기 위한 전략을 갖고 출발했지만 개별 호실별로 구분등기가 어렵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결국 구분등기가 안돼 투자자들에게 지분등기를 요청했지만 투자자들이 투자를 미루면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풀빌라펜션 분양 이익을 통해 추가부지에 고급형 전원주택을 지으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회사 대표는 숙박시설 분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숙박시설 분양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함께 분양성 등 사업계획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방안에 소홀했기 때문에 사업진행이 어려워진 것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발사업에서 리스크관리 또한 중요하다. 리스크관리란 발견한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사업부지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해결책은 나중에 찾더라도 최소한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그 해답을 찾기는 그리 어려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개발사업은 리스크 관리방안에 대한 계획이 없었고, 가장 중요한 분양성에 대한 법률적 리스크도 간과했기 때문에 결국 자금압박으로 회사 존립 자체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부동산개발사업이 전문이 아닌 A사가 부동산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이 분야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고 진행했더라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었을 것이고, 지금처럼 자금압박을 받지 않고 원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기업부동산연구소 남관현 소장]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