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근 유럽은 렉테크(Regtech)에 주목하고 있다.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기관이 각종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업무(규제이행·준법감시·내부통제 등)를 효율적으로 돕는 기술을 말한다.

세계금융에서 규제가 강화된 것이 배경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들은 과도한 규제완화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고 판단, 자국 금융산업에 높은 수준의 자본건전성을 요구하고 파생상품 투자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들을 도입했다. 은행의 업무영역을 엄격히 구분한 미국의 도드-프랭크법(Dodd-Frank Rule), 유럽집행위원회(EC)가 장외파생상품을 금지하겠다며 발표한 유럽시장인프라규제(EMIR)가 대표적인 예다. 

금융기관의 부담도 함께 증가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독일 도이체은행과 스위스 UBS은행은 2014년 한해 정부 규제를 이행하는데만 각각 13억유로와 9억5000만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2012~2014년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위해 20억달러의 비용을 들여 1만3000명의 직원들을 새로 고용하기도 했다.

기존에도 컴플라이언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있었으나 랙테크는 규제환경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한다는 점, 자동화를 통한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최근에는 핀테크의 발달로 규제 당국이 소비자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자, 규제를 피해 데이터를 추출·분석하는 렉테크 업체들이 새로운 산업군을 만들고 있다. 핀테크 산업이 커질수록 렉테크 산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온디맨드, O2O, 핀테크…신조어의 말장난
• 관련기사 ㅣ 소상공인 소규모 자금조달 “핀테크가 대안”
• 관련기사 ㅣ 본인 인증기술로 부상 ‘홍채인식 지정맥인식’
• 관련기사 ㅣ 핀테크 성큼…소비자위한 법제·독립기구 시급
• 관련기사 ㅣ “함께 갑시다”…핀테크 키워드는 협력·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