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은 6일 병·의원의 허위·과잉진료와 과다청구에 따른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금소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1년 122%에서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실손보험료를 최대 27%까지 인상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138%는 보험가입자가 100원을 보험료로 납입했지만 보험사가 보험금으로 138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시중에 판매중인 ‘실손보험’과 ‘의료실비보험’, ‘실비보험’은 모두 유사한 상품으로 각종 사고로 상해를 입었을 경우 그 치료비만큼을 보상해 주는 보험을 말한다. 이들 상품들은 사소한 질병부터 중대질병, 상해사고에 이르기까지 국민건강보험법상 비급여 대상인 고가의 검사비도 보장한다. 금소원은 “현재 실손보험 설계가 비급여 대상에 대해 전액 보상하도록 설계돼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실손보험 가입자 10명 중 2명만 보험금 혜택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8명은 혜택을 받지도 못하고 비싼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실손보험에서 지급한 비급여 보험금은 2010년 800억원에서 2014년 1조5000억원으로 무려 19배 가까이 늘어났다. 비급여의 대상과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보험금 지급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소원의 설명이다.

 

금소원은 특히 비급여 과잉진료 항목 중 도수치료에 대한 과잉진료가 보험가입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평균 1회 10만원의 도수치료에 일부 병원은 20만원 이상을 제시하고 이를 실손보험을 통해 처리하도록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이 소개한 또 다른 사례에 따르면 병·의원들은 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진료도 하기 전에 입원을 권유하거나, 허위진단 후 입원을 시킨 후 보험금을 받도록 하거나, 진료비가 싼 CT촬영 이전에 MRI촬영을 먼저 시행하는 등의 과잉진료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했다.

 

금소원은 실손보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급여에 대한 지급한도를 설정하고 급여부분에 자기부담금을 높일 것 ▲개인별 보험금 수령 실적에 따라 보험료가 다른 차등제 도입 ▲과잉진료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 운영과 과잉진료 병·의원에 대한 제재와 인터넷 공개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