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감 물빛<사진=상상출판>

갯바위 위에만 서면, 낚싯대를 드리우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얼굴을 내미는 다양한 어종들. 울릉도가 낚시터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일찍부터 관광지로만 명성이 높았던 탓에 물 속에 다양한 어종이 가득해도,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울릉도는 쿠로시오 난류의 길목에 위치한데다 북쪽에서 쿠릴한류가 흘러 들어오는 동해 한가운데 위치해 지리상으로만 봐도 황금어장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대풍감에서 바라본 울릉도 해안<사진=상상출판>

울릉도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은 벵에돔, 감성돔, 부시리, 방어, 참돔, 볼락 등. 대체로 뭍에서보다 씨알이 조금 작지만, 마릿수가 많아서 낚시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평이다. 울릉도 낚시는 5월을 시작으로 장마철에 절정을 맞는다. 이때가 연중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씨알이 큰 것은 물론이고, 마릿수도 상당하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나면 입질이 확 줄기 때문에 시즌을 잘 맞추는 것이 포인트. 남해나 서해권에 비하면 낚시 시즌이 짧은 것도 유의해야 한다.

섬 곳곳 낚싯대를 드리우는 곳마다 입질이 있는 것이 울릉도의 장점이지만, 그 때문에 제대로 된 낚시 포인트 개발이 미흡해 전문 낚시인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또 울릉도 낚시는 대부분 갯바위 낚시인 만큼, 파도가 거칠고 기상 변화가 심해서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큰 언덕 같은 울릉도를 품고 있는 원시림과 성인봉

성인봉(984m)도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도동~안평전~성인봉~나리분지~천부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도동~안평전 구간은 가파르고 지루한 포장도로여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안평전에서 성인봉을 거쳐 천부까지 4~5시간이면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성인봉을 비롯해 해안에서 고개를 들어올리면 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서쪽으로는 향목령, 초봉, 미륵산 꼭대기를 타고 성인봉으로 오르고, 동쪽으로는 내수전, 나리봉, 말잔등을 타고 정상으로 이어진다.

남서 고분군에서 바라본 성인봉<사진=상상출판>

성인봉 능선<사진=상상출판>

오름의 내리막은 분지를 잉태시킨다. 성인봉을 곁에 둔 나리분지는 깊고 푸른 치맛자락을 펼치고 있다. 성인봉, 알봉, 나라봉은 그렇게 나리분지를 보듬고 있다. 더불어 환상적인 육상관광의 절정은 나리분지다. 이곳에는 오염되지 않은 원시림이 펼쳐져 있다. 두 팔 벌려 청정의 공기를 마시면 가슴 속까지 자연이 들어오는 기분이다.

울창한 숲길을 수십 리나 뚫고 가야만 도달할 수 있는 나리분지. 분지의 정점에 서면 하늘이 곧추 뚫리고, 대지는 방사형으로 퍼져나간다. 마치 태초의 자연 속에 숨겨진 ‘신의 제단’ 한복판에 들어선 기분이다. 실제로 분지 한가운데는 1892년 울릉도 개척 당시의 이주민들이 살았던 투막집 두 채가 상서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울렁울렁…’ 울릉도 여행 앞두고 설레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