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두언 전 의원이 쓴 참회록이 화제다. 사전적인 의미로 참회(懺悔)는 자신이 범한 죄나 과오를 깨닫고 뉘우치는 행위를 말한다. 문자 풀이로만 보자면, 참회와 반성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참회와 반성은 격이 다르다. 깨닫고 뉘우치는 수준과 깊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참회의 수준과 깊이는 반성의 그것보다 10배 또는 100배쯤 된다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정두언 전 의원은 MB정권 개국공신으로 정권 초기 황태자 지위와 함께 권력도 누렸다. 그랬던 정 전의원이 MB정권을 ‘꼴통 신자유주의’로 규정했다. 그냥 신자유주의가 아니다. 꼴통이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는 한마디로 실패했다”고 단언하고 “그러므로 나 역시 참회해야 할 사람이 분명하다”고 썼다.

2010년 8월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집권후반기 이명박 정부 어떻게 가야하는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동 정책토론회에서 정두언 의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 전 의원은 참회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진정성이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럼에도 정 전 의원의 ‘참회’가 ‘반성’ 수준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 것은 MB정권이, 또 그 자신이 행했던 실정을 바로 잡으려는 실천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고. 무너진 공공의 가치를 복원함으로써 우리 사회 극단적인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을 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정 전 의원이 신자유주의 그것도 꼴통 신자유주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 어떤 노력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참회록 자체를 다 읽은 것이 아니어서 더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다만 참회록 발표 이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정 전 의원의 발언은 흥미롭다. 정 전 의원은 MB정권의 자원외교를 비판하면서 “자원외교 자체가 난센스였다. 자원외교는 내세울 게 아니고 모르게 추진하는 건데 내가 자원을 사러 간다고 팡파르를 울리면서 공표하고 어마어마한 사람이 가니까 실적을 꼭 내야 한다고 공표한 뒤 사러 가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장사했으니 장기적으로 간들 좋은 평가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서 ‘자원외교’를 ‘창조경제’로 바꿔 적어도 문맥과 전하고자 하는 뜻은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누가 제일 먼저 박근혜 정권 참여에 대한 참회록을 쓰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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