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서로의 직원을 빼가지 않기로 약속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애플과 구글도 이러한 약속을 했다가 집단소송에 휘말려 지난해 수천억원을 물어준 전력이 있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의 영업매니저였던 A.프로스트는 북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고소인은 “두 회사가 서로 직원을 빼가지 않기로 약속해 보수 상승을 억제했다”며 이는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A.프로스트가 법원에 제소한 소장에 따르면, 2013년 헤드헌터로부터 “삼성전자에 빈 자리가 있다”며 일자리를 제안 받았으나 곧장 번복 연락을 받았다. 헤드헌터는 “내가 실수했다. LG 직원을 삼성에 소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두 회사 간에는 서로 직원을 빼가지 않기로 한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대기업들도 유사 사례로 거액을 물어준 전력이 있다. 애플, 구글, 인텔, 어도비시스템즈 등 6개 IT 대기업은 서로의 직원을 고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가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결국 이들은 전·현직 직원 6만4000명에게 총 4억1500만달러(약 4600억원)를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LG전자 전 직원인 고소인은 이번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번 소송의 변호를 맡은 조셉 사베리는 애플과 구글의 반독점법 소송에 참여했던 변호사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