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르면 도급인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에 총 20가지로 열거돼있다. 이번 일부개정령(안)은 여기에 ‘철도차량 등에 의한 충돌 또는 협착(狹窄) 위험이 있는 장소’와 ‘크레인 등 양중기에 의한 충돌 또는 협착(狹窄) 위험이 있는 장소’를 추가(안 제30조 제4항)한다.

지난 5월말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자 사망사고 등을 계기로 부각된, 동일 사업장 내에서도 작업내용이나 ‘위험장소’ 해당여부에 따라 원청 사업주에 대한 책임추궁 가능여부가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3년간 수급인 근로자에게 발생한 중대재해 총 803건 중 91.2%는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었으나, 시행규칙에서 열거된 20개 장소를 벗어나는 사각지대(71건, 8.8%)가 여전히 존재했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이외에도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는 정보보호를 신청한 신규화학물질의 공표명칭 변경(안 제91조 제1항),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 재분류(안 별표 12의 2, 별표 13), 작업환경측정 대상 유해인자 재분류(안 제93조 제1항 별표 11의5) 등의 내용이 담겼다.

타워크레인의 운전 작업을 중지해야하는 풍속의 기준이 기존 20m/s에서 15m/s로 강화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현장 타워크레인 모습.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에는 배달근로자 보호, 타워크레인 운전중지 풍속기준 강화, 화재감시자 배치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배달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이제 이륜자동차를 운행해 배달하는 근로자에게 승차용 안전모를 지급해 이를 착용시켜야 한다. 또 배달에 사용되는 이륜자동차의 전조등, 브레이크 등 안전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정상작동하지 않을 때에는 근로자가 탑승하지 않게 해야하는 의무를 진다.(안 제 32조 제1항 제10호, 제86조 제11항)

타워크레인의 운전 작업을 중지해야하는 풍속의 기준도 기존 20m/s에서 15m/s로 강화(안 제37조 제2항)됐다. 강풍에 의한 낙하물 사고 등의 재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용접, 용단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용접면 등 보호구를 착용함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돼 가연물 등의 착화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화재 위험에 취약했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화재발생시 대형피해가 우려되는 작업장소에서 화기작업을 할 때 화재를 감시하고 화재발생시 근로자의 대피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화재감시자’를 배치(안 제241조)하도록 했다. 밀폐공간 작업시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밀폐공간 개념의 확대(안 제618조, 별표18), 밀폐공간 작업시 보건작업 프로그램의 구체화(안 제620조 제2항, 제621조 신설), 밀폐공간 작업시 착용해야 할 호흡보호구 명확화(안 제620조 제5호)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불이익 피하려 산재 은폐하는데 ‘처벌만’ 회의적
• 관련기사 ㅣ 임금·채용놓고 크레인 협동조합-노조 갈등 계속
• 관련기사 ㅣ 산재 사망, 사고 ‘건설업’ 질병 ‘광업’ 최다
• 관련기사 ㅣ 20인미만 사업장 산재근로자 직장복귀 돕는다
• 관련기사 ㅣ 산재보험 가입 안했는데 산재처리 가능한가
• 관련기사 ㅣ 산재근로자 직장복귀…사업주 지원금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