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 경주에서 5.8 강진에 이어 수백회에 달하는 여진이 이어지다 19일 저녁에는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다. 전국이 지진 공포에 휩싸였고, 특히 경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한반도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도 올 수 있다며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진 전문가들의 우려도 다급하게 전해진다. 혹시 모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를 비롯한 국가기관 등은 시설물 안전 점검에 나섰다.

특히 걱정스러운 곳이 초·중·고등학교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학교건물 약 7000여개가 무너지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우리나라 역시 수많은 학생이 있는 학교건물이 지진으로부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훈현 의원(새누리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교 건물 4곳 중 3곳은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학교건물에 대한 내진 설계 보강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도 살면서 지진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인가 하지않을 것인가는 두 번째이고, 사실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하고 그래서 대비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 12일 경주지진 발생 당시 지진대피 매뉴얼에 따르면 학생들을 교실이 아니라 운동장에 대피시켜야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야간자율학습을 강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이들 학교들이 지진에 대해 ‘별일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가만히 교실에 있으라’는 학교방송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운동장으로 피신한 사례도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치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해 당황한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생활하면서 겪어 보지 못한 일에 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진에 취약한 학교시설에 대한 내진 보강 뿐만 아니라 교육현장부터라도 재난체험교육과 실질적인 훈련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지진은 현재 한반도에서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 안전에는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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