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위탁업무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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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위탁업무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우려 “시스템 같아 업무위탁도 한 곳” vs “운용사 경영효율성 높일 것”

기사입력2016-09-22 16:3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등이 핵심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외부업체에 위탁할 수 있게 된다.

현행법은 자산운용사가 위탁할 수 있는 업무를 ▲외화자산운용업무 ▲원화자산운용(펀드 총액 20% 이내)업무 ▲리서치업무 ▲단순매매집행업무 ▲펀드재산평가 업무지원 ▲부동산 개발, 임대 등으로 제한했다.

자산운용사 업무위탁 활성화 개선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펀드 설정·해지 관련 의사결정 ▲자산운용의사결정(단 ①외화자산운용 ②펀드총액 50%범위내 원화자산운용은 위탁 허용) ▲펀드재산평가 의사결정 등의 핵심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

위탁업무 범위를 확대한 배경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1그룹 1자산운용사’ 원칙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즉 이전에는 1개의 그룹이 증권·부동산·펀드 등 한가지 분야의 자산운용사를 보유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여러 자산운용사를 보유할 수 있다.

한 그룹이 여러 자산운용사를 보유할 경우, 총무·인사·마케팅, 상품개발, 펀드 설정·해지, 전산시스템 등 중복업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업무들을 외부업체에 위탁해 경영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무위탁은 모회사가 맡아 할 수도 있고 외부업체에 맡길 수도 있다.

계열회사 간 업무위탁 가능 업무 구분(예시)

<자료=금융위원회>

하지만 이에대해 소비자보호 보다 기업입장만 고려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국장은 “자산운용사의 업무는 ▲책임소재 ▲개인정보 보호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경우 이를 투자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있다. 강 국장은 위탁업무로 업무가 분산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A그룹에서 3개의 자산운용사를 운용할 경우 이 자산운용사들이 같은 시스템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무위탁도 한 곳에 할 수 밖에 없다. 즉 모회사와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국장은 “관련 산업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무조건 규제만 완화할 것이 아니다. 소비자보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익명을 요구한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 개정안은 자산운용사의 백오피스 업무를 통합해 위탁·지원함으로써 운용사는 전문분야에 집중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운용사는 고객정보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공유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