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3일 오전 9시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조합원 4만명(노조 추산 7만5000명, 금융감독원 추산 1만8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및 전체 조합원 임시총회를 진행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총파업을 통해 성과연봉제 퇴출과 관치금융 철폐를 주장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경영계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정년이나 임금피크제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성과연봉제는 오히려 직원들의 임금삭감과 해고를 쉽게 만든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가 2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 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못한다”며 “성과연봉제는 노사관계가 정한 법령과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법리상의 문제가 있는 부분에 일부 이견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도 전문가 의견을 들으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번 파업의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총파업 현장에서 연대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성과연봉제가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한 대안이라 말했다”면서 “양극화가 심한 건 맞지만 고통 분담은 상위 1%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낙하산 인사가 낳은 방만 경영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금융노조의 파업은 정부가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노사정은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 자율로 추진하고 평가체계를 먼저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이를 파기한 것은 바로 정부”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지금 세계경제,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고 여러 가지 난제가 있는 현실을 볼 때 어떤 이유에서든 파업만은 막아야 했다”며 “하지만 정부가 성과급연봉제에 대해서 노사정 위원회에서 노사간의 합의로 실시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깬 것은 정부”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융노조의 이번 총파업의 가장 주된 요구는 성과연봉제 철회다. 금융권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성과연봉제 적용대상 확대 ▲개인별 연봉 차등 확대 ▲연봉 중 성과급 비중 확대 ▲개별평가에 의한 기본급 인상률 차등 적용 등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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