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7일 오전 9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 지하철 노조 등 전국 주요 도시 지하철노조도 참여한다.

철도노조는 이날 “철도공사는 지난 5월30일 이사회를 열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체계를 바꿨다. 성과연봉제로의 임금체계 변경은 노조 동의가 필요하므로 교섭을 요청했으나, 공사는 넉 달 가까이 거부하고 있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파업을 위한 사전 절차는 모두 마쳤다고도 했다. 불법파업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철도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조정 절차를 완료했으며, 조합원 총회를 열어 노조법에 정한 모든 사전 쟁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에는 조합원 1만8000여명 중 필수유지 근무자를 제외한 1만2000여명이 참여할 전망이다. 법령에 근거한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는 일하고, 비지명자가 파업에 참여한다.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6000여명은 현장에 남겼다는 것이 노조 설명이다. 

그러면서 노조는 “파업 돌입 후 철도공사가 필수유지율을 지키지 않고 운행률만 높이려 무리하게 대체인력을 투입할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파업에 돌입해도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철도공사의 보충 교섭재개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철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노사관계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각각 입장자료를 내고 한 목소리로 노조를 비판했다.

국토교통부는 “어려운 경제여건과 북한의 핵도발, 사상 초유의 지진 사태 등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시점에 철도 파업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다”며 “철도노조가 불법적 파업에 돌입한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한 국토부는 서울·부산지하철을 출퇴근시에는 정상운행하는 한편, 이외 시간에는 70~85% 수준의 열차운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화물 수송은 파업 이전에 최대한 미리 진행해 뒀다. 파업 기간에는 특수·긴급 화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필요할 경우 화물차로 전환수송하겠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노조가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체계 개편은 국회가 법으로 노사에게 부여한 책무로, 그 일환인 성과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한 노조의 파업은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보장과 고임금의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이기적 행태는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필수유지 업무 준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 불법파업 강행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