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등의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돼 왔던 합성수지 재질 포장재의 연차별 경감기준 준수의무가 폐지되고, 폐기물 재활용을 엄격하게 제한했던 ‘포지티브’ 방식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된다.

환경부는 3일 ‘제1차 환경규제개혁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낡은 규제는 개선하고, 비현실적 규제는 합리적으로 정비하며, 선진기술에 기반한 스마트(smart)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먼저 계란, 과일 등의 제조업자 등에게 부담이 됐던 합성수지 포장재 연차별 경감기준이 폐지된다. 현행 재촉법(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소상공인 등 의무대상자는 연차별 경감 이행실적을 서식에 따라 작성하고 당국이 요구할 경우 이행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환경부는 합성수지 재질 포장재는 이미 EPR(Extended Product Responsibility,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대상품목이어서 출고-수입량의 90%가 재활용되는 등 자원순환성이 높다며, 시장에서 청과류 등을 판매하는 소상공인까지 경감기준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 기준 폐지를 골자로 한 재촉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올 하반기 중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폐기물 재활용 대폭 완화, 네거티브 방식으로

폐기물 재활용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현재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과 기타 고시는 총 53개 폐기물 항목별로 재활용 용도와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규정된 용도 및 방법으로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재활용기술의 도입이 더뎌지고 관련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환경관리기준을 충족할 경우 ‘원칙적으로’ 재활용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폐기물의 종류와 재활용 방법별로 환경관리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할 경우 재활용을 허용하되, 분류체계 세분화와 재활용 방법별 환경관리기준 설정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이다.

토양 등에 직접 접촉하는 재활용 방법의 경우에도 개별 사업별로 환경성을 검토하고, 관리방안이 마련할 경우 조건부로 허가된다.

로드맵도 함께 내놨다. 이번달 중 제도개선 방안 마련 및 의견수렴을 마치고, 5월에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마련 및 관계부처 협의에 들어가, 8월 중 국무회의 및 국회에 제출한다.

한편 폐기물별 환경관리기준 및 환경성검토 지침 등은 법 개정안보다 늦어진다. 환경부 홍성균 사무관에 따르면, 법안 개정에는 시간이 오래 소요돼 투 트랙 방식으로 관리기준과 환경성 검토 지침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별도로 진행한다. 이 용역은 내년 3월 마무리된다.

먹는샘물 공장에서 탄산음료도 함께 생산

먹는샘물 제조공장에 탄산음료 등  다른 제조시설은 설치할 수 없도록 한 먹는물관리법 시행규칙도 손본다. 먹는샘물 원수(샘물)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정 중 일부를 다른 시설(탄산음료 제조시설 등)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올 9월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12월 중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미생물 제조업종 농공단지 입주 허용

농공단지 입주제한 업종 중 미생물 제조업종은 제한이 풀린다. 현행 ‘농공단지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통합지침’은 농어촌 지역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가죽제조업, 도금업 등 특정 수질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폐수 배출업종 등 오염물질발생량이 많은 31개 업종의 농공단지 입주를 막고 있다.

환경부는 미생물제조(효소) 업종(생물학적 제제 제조업)의 경우 오염물질 발생량이 적다는 이유로 제한을 풀겠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시 농공단지 입주기업인 아미코젠의 경우 미생물제조(효소)에 따라 발생하는 폐수량이 일평균 31㎥에 불과하다는 예를 들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환경적 위해도 감소정도를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업종의 입지제한 규정을 통합지침에서 삭제하거나, 폐수를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 농공단지 입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시작된 환경영향 실태조사 연구를 7월에 마무리하고, 부처간 협의를 거쳐 8월 중 통합지침을 바꾼다는 것이 환경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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