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경영계획 혹은 경영전략’이라고 하면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대기업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도 단기사업계획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비전을 만들고 중장기 경영전략을 세워야 장수기업이 되고 중소기업을 넘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의 전체 구조도

<자료=수원상공회의소,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수원상공회의소가 27일 개최한 ‘중소기업을 위한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교육에서 ㈜씨앤에스인터렉티브 이봉철 대표경영컨설턴트는 “중소기업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업적 지향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 영속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현재 코스닥 상장 우량기업군 소속 기업 중 40개 기업을 무작위 샘플링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체계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매출액성장률 등 경영성과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체계적인 비전을 수립한 기업의 5년간 연평균 매출액성장률은 16.9%였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11.3%였다. 5년전 대비 영업이익배율은 비전수립기업이 13.6%, 비수립기업이 3.8%였으며 총자산증가율은 각각 15.5%, 12.7%였다.

이 대표는 “기업의 비전을 수립하는 것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며, 최근에는 공공기관에서도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해 장기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업의 비전은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구심점이 된다. 장기 비전 수립이 성공의 첫 단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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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란 현상과 목표를 결부시킨 장기적 관점의 경영구상이다. 중장기적 경영전략은 이 비전을 수립하는데서 출발한다. 경영전략이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 자사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경쟁사에 대해 우월한 위치의 차별화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전략은 시대, 기업 또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경영전략을 설계할 때는 전략의 3요소인 3C의 상황과 외부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의적절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대응책을 도출해야 한다. 3C는 Customer(고객), Competitor(경쟁사), Company(자사)를 말한다.

기린맥주의 위기와 ‘장기경영구상’ 수립

이 대표는 일본의 기린맥주주식회사의 예를 중장기비전수립과 실행의 성공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1907년 미쯔비시 그룹 계열사로 설립된 기린맥주는 일본 맥주업계의 독보적 1위 기업이었다. 1976년 63.8%까지 점유율을 차지했던 기린맥주는 아사히 맥주가 등장하며 1989년 점유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기린맥주는 맥주매출이 전체매출의 91.7%를 차지하고 있었다.

경쟁자의 등장과 시장트렌드를 읽지 못해 경영위기를 맞은 기린맥주는 1989년 21세기에 기린이 어떤 회사가 되고자 하는가를 정리한 ‘장기경영구상’을 수립했다.<자료=수원상공회의소>

경쟁자의 등장과 시장트렌드를 읽지 못해 경영위기를 맞은 기린맥주는 1989년 21세기에 기린이 어떤 회사가 되고자 하는가를 정리한 ‘장기경영구상’을 수립했다. 기린의 장기경영구상 슬로건은 ‘생활가치산업 기린그룹’이었다. 맥주에만 치중했던 사업분야를 바이오·헬스, 식품산업, 서비스, 정보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5개 사업으로 재편하고 2001년까지 총 매출 1조5000억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장기구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2년간 3년씩 중기계획과 시나리오를 정했으며, 이에 맞게 연간계획을 수립해 실행했다. 2001년 기린맥주는 총매출액 1조5000억엔을 달성했으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기린맥주는 1999년과 2013년에도 각각 12년단위의 기린그룹장기경영구상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비전없는 조직, 오래 생존하기 어렵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대표는 비전없는 조직의 특성으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경영전략보다는 미시적이고 단기적이며 업무기능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짐 ▲평가 및 보상의 기준이 재무적인 성과에 국한됨 ▲미래에 대한 공유가치가 없으므로 관료적·보수적 문화가 변화의 시도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적용 ▲변화에 대한 의무감이나 동기부여 부족 ▲고객의 Needs와 시장 트렌드의 변화에 무감각해짐 등을 꼽았다.

비전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내부적인 응집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립해야 할 기업의 이정표다. 이 때문에 “미래를 향한 경영구상이 정확하지 않은 기업은 환경요인에 피동적으로 대응하고 내부핵심역량이 축적되지 않아 오래 생존하기 어렵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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