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가 28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3개 기업 이사회에 공문을 보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 이유와 결정 과정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가 미르재단 공시자료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53개 대기업이 두 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총 770억원에 이른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가 68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냈다. SK하이닉스(68억원), 삼성전자(60억원), 삼성생명보험(55억원), 삼성화재해상보험(54억원)도 50억원 이상씩 기부금을 냈다.

해당 기업들은 대체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요청을 받고 취지에 공감해 기부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이같은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기부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회사 자산을 직접적인 사업 목적 외에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기업들은 취지에 맞게 기부금 규모와 용도를 결정해야 한다”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기부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적정성 여부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아니라 정경유착이나 권력형 비리 문제로 국민적인 의혹을 받고 있다. 배임·횡령 혐의에 따른 민형사상의 책임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두 재단에 10억원 이상을 기부한 기업 23곳에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 내용은 ▲사회공헌기금 등 기부금 출연 원칙과 기준, 결정 절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이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부금 출연 건이 이사회 또는 하부 위원회에서 심의 또는 보고된 사실이 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