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협동조합은 28일 기준 1만124개다. 2013년 10월말 기준 2943개와 비교했을 때 약 3.4배 증가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하 기본법)이 발효된 후 협동조합 설립요건이 크게 완화돼 이에 따른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본법에 따라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5명만 모이면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고, 과거 3억원 이상이던 출자금 제한도 없어졌다. 이처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은 증가했지만 실상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례로 협동조합 유형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화 과정이 달라지는데 그 유형 자체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주가연 상담지원팀장은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가 28일 주최한 ‘제8회 협동조합 제도개선 토크쇼:협동조합 유형 Talk&Show’에서 “협동조합을 신청하면서 어떤 유형의 협동조합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협동조합 유형은 집을 지을 때 처음 세우는 기둥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으면 조합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합원이 모여 만든 사업조직이다.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함께 해나감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규모가 큰 기업과 비교해 의사결정이 빨라 위기극복이 빠른데다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자리 창출, 지역주민 복리후생 등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회사와 같은 영리기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협동조합은 크게 일반협동조합(연합회)과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으로 구분한다. 일반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영리법인이다. 협동조합 형태 중 가장 많다. 법정 적립금 10% 이상만 유지하면 되고 배당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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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에서 더 나아가 사회서비스 일부를 담당하는 비영리성이 강화된 형태의 조합이다. 예컨대 지역주민의 권익·복리증진사업,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사회적 일거리 제공 등이다. 정부 부처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공익사업을 40%이상 수행해야한다. 법정 적립금 40%이상을 유지해야하고 배당은 할 수 없다.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엄격한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인가율이 낮은 편이다. 28일 현재 전체 1만124개 협동조합 가운데 사회적협동조합은 529개뿐이다.

협동조합연합회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각각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의 연합회로서, 공동의 목표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들의 집합체다.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의 차이는 크지 않다. 조합원들이 더 높은 수익배분에 관심이 있다면 일반협동조합의 형태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익적인 측면과 지속가능한 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은 설립신고방식에 차이가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절차와 방법은 기본법 제85조부터 제88조, 그리고 제106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크게 8개 단계로 구분한다. ①5인 이상의 발기인을 모집해 ②정관을 작성하고 ③설립동의자를 모집해 창립총회 개최 및 의결을 거친 뒤 ④설립인가를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제출한 후 ⑤사무를 이사장에게 인계하고 ⑥출자금을 납입한 후 ⑦관할 등기서에 설립등기를 마치면 ⑧사회적협동조합이 된다.

일반협동조합이 사회적협동조합과 다른 유일한 설립절차는 ④번이다. 일반협동조합은 시·도지사에게 설립신고를 한다. 설립인가를 접수받은 시·도지사(중앙부처)는 신고서를 접수한 때로부터 60일 이내(1회 연장 가능)에 인가증을 교부해야 하며, 제출된 서류가 미비할 경우 행정절차법령에 따라 자료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반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직접 소유권을 가진 기업체이므로, 조합원을 어떤 사람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그 유형이 다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구분되는 협동조합 모델로는 소비자협동조합, 직원협동조합, 사업자협동조합,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 등이 있다.

소비자협동조합의 경우 소비자들의 소비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공동구매의 형식으로 소비자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권익을 우선시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업자협동조합은 구성원의 복리를 증진하고 특정업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이다. 다른 협동조합 모델과 비교해 사업자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조합원들이 이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동조합 자체가 단일 사업체가 아닌 사업연합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사업자 조합원들은 자신의 사업기능 중 일부를 사업자협동조합에 적극 위임해야 한다.

‘제8회 협동조합 제도개선 토크쇼:협동조합 유형 Talk&Show’   ©중기이코노미

협동조합은 이처럼 유형도 다양하고, 규모에서부터 관심분야도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사업에 따라 적합한 유형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쿱비즈협동조합 강민수 이사장은 “협동조합 유형에 따라 그 운영방식을 사전에 알아두면 설립 초기에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협동조합의 순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립할 때 최적화된 유형을 선택해야 협동조합의 진정한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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