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중소기업 인스타페이와 대기업 카카오가 기술 유용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스타페이는 카카오가 자사 기술을 훔친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나, 카카오는 자체개발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전력,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전기요금, 지방세를 스마트폰에서 납부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고지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인스타페이는 이 서비스가 자사 특허인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지로결제 시스템’을 침해했다며 지난 7월 카카오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28일 법원은 인스타페이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29일 카카오 보도자료에 따르면, 재판부는 고지납부 서비스 방식이 인스타페이의 특허와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이번 승소로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인스타페이 배재광 대표는 이날 중기이코노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재판부가 충분히 검토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가처분 기각에 이의제기를 하고 특허침해 소송, 특허권 침해에 따른 형사고소도 할 계획이다. 침해가 명백하므로 소송에서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카카오에 카피캣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2013년 우리가 한국전력에 제안했던 내용을 한전이 카카오에 유출시켰다. 카카오가 우리 기술을 도둑질해 갔다. 카카오에는 이런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이 없다. 영업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기술을 유용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냐는 중기이코노미 질문에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서리안 매니저는 “(인스타페이가) 한전 쪽에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오래 전 일로 알고 있다. 자세한 건 한전 쪽으로 문의해 보라”고 했다. 카카오에는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이 없다는 배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카카오는 국내기업 중 개발인력이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자체개발한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