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국정감사 단골 소재인 심사관 확충 문제가 올해도 도마위에 올랐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특허 무효심판율은 50.5%였다. 등록까지 마친 특허라도 무효심판에 올라가면 절반은 사라진다는 의미다.

무효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심사인력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사관 한명이 처리한 특허 건수는 연간 221건이었다. 미국 77건, 유럽 49건과 견주면 높은 숫자다. 특허 1건당 평균 심사기간도 유럽은 35시간, 미국은 27시간, 한국은 9시간이었다.

특허청 인력 중 심사관 비율도 낮은 편이다. 미국 특허상표국은 전체인력 1만2667명 중 72%가 심사인력이나 한국은 1606명 중 46%만이 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심사관 부족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거론되나 공무원 정원 규정 때문에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동규 특허청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심사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치중하다 보니 특허 품질 문제가 생긴 게 사실이다.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도 “공무원 정원을 통제하는 법률이 있어 거기에 정원을 맞추고 있다”고 답변했다.

심사관을 늘리려면 행정안전부에서 승인을 해줘야 하는데 몇 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특허청 정연우 대변인은 30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심사관 확충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행안부에 3년간 300명을 늘려달라고 계속해서 요구는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효심판율을 낮추기 위해 특허품질 담당관실을 두고 특허 표본을 추출해 점검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