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을 쐬며 걷기 좋은 4월, 가족들과 함께 한국관광공사와 (사)한국의길문화가 추천하는 이달의 추천 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북서울 꿈의 숲에 있는 여러 갈래의 산책길은 공원 안팎으로 연결돼 있어 원하는 시간만큼 산책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동공원과 드림랜드가 병합되면서 조성된 북서울 꿈의 숲은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산책길이 안전하게 조성돼 있어, 어린 자녀와도 함께 가기 적합하다. 근처의 삼각산 전망대는 정자로 꾸려져 있어 산책하다 쉴 수도 있고, 도시의 모습도 관람할 수 있다. 

‘서울숲 남산 나들길’은 서울 숲부터 응봉공원, 금호산, 매봉산을 거쳐 남산에 이르는 코스로, 성동구에서 2010년 이곳을 조성할 때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해 두어 초행자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115만㎡의 부지에 5개의 테마공원과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서울숲과 노란 개나리로 뒤덮인 응봉공원을 지나면 서울 숲에서 남산까지 걷는 도심 속 산책로 코스에서 가장 낮은 산인 금호산에 도착한다. 개나리와 벚꽃을 구경하다보면 도착하는 매봉산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길이 조성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또 근처 서울한양도성길 외곽을 걷다가 성곽 안쪽으로 돌아서면 서울의 스카이라인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대부해솔길 1코스는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로 진입하는 지역을 통과하는 길이다. 해안 길과 산길이 조화롭게 결합된 산책로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을 걷다가 완만한 산길을 따라 북망산에 오르면 영종도, 인천대교, 송도신도시, 시화호 등 전경을 만끽할 수 있다. 구봉약수터에서 샘물을 마시고 좀 더 걸어나가다 보면 좌우로 푸른 바다와 갯벌이 펼쳐지고, 구봉도 끝자락 개미허리를 지나면 낙조 전망대가 있어 서해안의 아름다운 석양도 감상할 수 있다. 또 근처에는 동춘 서커스 상설공연장, 시화조력발전소 기념관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조개껍질을 주우며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가를 걷고 싶다면 바우길 5구간 바다 호수길을 찾는 것이 좋다. 바닷가를 걷다보면 금강소나무들이 모여 있는 허균·허난설헌기념관과 초당 솔밭길을 만나게 된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울창한 해송 솔밭길인 강문해변부터 커피거리 입구까지의 길이 기다린다. 커피향이 그윽하게 퍼지는 강릉 안목 커피거리를 지나 솔바람다리를 건너면 최종 목적지인 남항진에 도착해 탁 트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 새겨진 역사의 흔적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을 경험하며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면 불길 6-1길 탁류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인 군산의 탁류길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시작된다. 과거 행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박물관을 지나면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에 하나인 (구)군산세관을 마주하게 된다. 벨기에에서 수입한 적벽돌로 지어진 유럽풍 건물인 (구)군산세관을 지나 월명공원을 오르면 군산의 원래 도심과 금강하구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이 주변은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일본식 가옥 체험을 할 수 있는 고우당 게스트하우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가 위치해 있어 일제 강점기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순례길은 유교,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민족 종교 등이 분열과 갈등을 뛰어넘어 대화와 소통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희망과 화합의 길이다. 콩쥐와 팥쥐의 실제 이야기가 전해지는 작은 마을을 걷노라면 우리나라 원불교 초기 여성 법사들의 대다수가 태어난 곳인 금구를 마주하게 된다. 금구에서 구성산을 넘어 비구니 사찰인 귀신사를 지나 모악산 끝자락에 도달하면 두 개의 나무가 하나의 가지를 통해 서로 붙어 자라는 연리지도 만날 수 있다. 

주왕산 탐방로 주왕계곡코스는 기암괴석과 절벽, 계곡까지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약 2km 길이의 폭포 근처 마지막 100m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주왕계곡길은 산책하기 좋게 마사토로 포장돼 있다. 또 길 중간 중간 마다 공중화장실, 휴게 공간 등이 조성돼 있어 체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해서 ‘혼례길’이라고도 불리는 화개의 박경리 토지길은 화개장터에서 출발해 쌍계사까지, 십리벚꽃길을 지나 지리산에 하나 뿐인 불일폭포까지 이어진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꼽히기도 한 토지길을 걷다보면 봄의 향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걷기에 좋은 산책길 10곳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걷기여행길 홈페이지(http://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