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 ‘솽촹(雙創, 창업·창신)’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창업과 혁신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중국의 창업육성정책을 대표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가장 큰 주체가 ‘메이커 스페이스’다.

메이커 스페이스란 여러 가지 제작 작업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누구나 와서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는 공개장소를 뜻한다. 인큐베이터나 창업카페 등을 포함한 보다 넓은 의미의 창업지원공간(衆創空間)이다. 가장 큰 특징은 공공에게 개방돼 있다는 점과, 제조업 성장 속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났다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은 간접적이고, 소비자 등 일반인이 주도하는 형태다. 산업연구원은 2010년 상하이에 최초로 ‘신처젠(新車間)’이 설립된 이래 메이커 스페이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올해 7월 기준 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메이커 스페이스는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주요역할이다. 예컨대 난징 메이커 스페이스에는 매일 냉장고와 냉동고, 태양열 패널 등을 담은 큰 박스가 도착한다. 그러면 메이커 스페이스의 회원들이 제품을 확인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한다. 아울러 단점이나 문제를 개선할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 하이얼은 이로부터 ‘스마트완충볼(세탁기 내부와 외부 사이에 볼을 집어넣어 세탁기를 깨끗하게 하고 수명을 늘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상업화하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자발적으로 활성화된 메이커 스페이스가 향후 창업·혁신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단순 제조업에서 탈피, 혁신·창조·디자인 중심으로 국가경제를 전환해 나가는 과정에 메이커 스페이스가 기여하고 실업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국무원은 지난해 3월 공간과 보조금을 포함한 정부의 메이커 스페이스 지원을 언급한바 있다. 또 지난해 후난성(湖南) 천저우시(郴州)는 5개의 지역 내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위해 별도예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중등학교나 대학에서도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직접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에 나섰다. 상하이 퉁지대의 팹랩, 창화대 I센터, 중국전자기술그룹(CETC)의 루이창 메이커 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지역사회, 대학, 기업 등 각계각층의 요구가 늘면서 중국내 메이커 스페이스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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